'독일行' 의사 밝힌 전인권 "'블랙 푀스'와 대화..해결점 모색할 것""멜로디 비슷하다고 다 표절인가? 느낌과 스타일, 완전히 달라"

  • 자작곡 '걱정말아요 그대'가 독일그룹 '블랙 푀스(Bläck Fööss)'의 노래 '드링크 도흐 아이네 멧(Drink doch eine met)'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전인권이 직접 독일 현지로 날아가 당사자들과 만날 계획을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인권은 28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곧 독일로 갈 예정"이라며 "일단 그 곡을 만든 사람 입장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원하는 것을 해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그날(합의가 된 날 이후) 로열티를 달라고 하면 한국저작권협회와 상의해서 줄 것"이라며 "이런 방식이 내가 보기에 합당하다고 본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해당 글이 올라오자 온라인에선 '전인권이 표절을 인정한 게 아니냐'는 반응들이 나왔다. 전인권이 직접 '블랙 푀스'를 만나 '로열티를 달라고 하면 주겠다'고 밝힌 것은 상대방의 저작권을 인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것.

    그러나 전인권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자신은 표절을 인정한 사실이 없다"며 "'걱정말아요 그대'보다 먼저 발표된 노래가 있기 때문에 직접 그쪽 입장을 들어보겠다는 것이지, 내가 의도적으로 이 노래를 카피했다고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전인권은 "현지에서 직접 '블랙 푀스' 멤버들을 만나 제 입장을 확실히 전달할 것"이라며 "만약 그쪽에서 법적으로 가자고 하면 그렇게 할 것이고, 얘기가 잘 마무리 되면 그걸로 끝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자해지 차원에서)직접 '블랙 푀스'를 만나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도리는 다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전인권은 "오히려 현지에서 얘기가 잘 풀려 '블랙 푀스'와 함께 음악 작업을 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저는 오히려 그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봐요. 다들 음악하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들이 만든 곡보다 제 노래가 더 좋다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어요


    전인권은 "외국의 경우 표절시비가 생기면 당사자끼리 해결하면 다 끝나는 일인데, 우리나라에선 사실 여부가 밝혀지기도 전에 그 사람을 거의 죽여버리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며 "이는 인권이라는 게 너무 무시되는,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걱정말아요 그대'의 노랫말처럼, 이번 표절 시비 논란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힌 전인권은 "'걱정말아요 그대'는 지금 들어봐도 음악적으로 봤을 때 아주 잘 만들어진 노래"라며 자신의 곡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편 전인권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공개 지지한 이후 문재인 후보 측 일부 지지자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과 이번 표절 시비 논란이 서로 무관치 않다는 시중 여론이 있다는 말에, "사실은 그런 얘기를 (페이스북)쓸 생각도 있었지만, 그렇게 피해 나가면 비겁한 것 같아 거기에 대해선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애당초 5월 6~7일 양일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콘서트를 가질 계획이었던 전인권은 지난 18일 안철수 지지 발언 이후 대규모 '티켓 환불 소동'이 벌어지자 7일자 공연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연 직후 독일로 날아가 '블랙 푀스' 멤버들과 만날 예정인 전인권은 이후 7월 1일 열리는 미국 카네기홀 공연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다음은 전인권과의 일문일답 전문.

  • - 독일 가신다면서요? 그럼 표절 사실을 인정하시는 건가요?

    ▲멜로디가 나보다 먼저 나왔잖아요? 그런데 두 곡이 아주 비슷하게 나왔잖아요? 나는 거기에 가서 내 입장을 확실히 알릴 거예요. 그쪽에서 법적으로 간다고 하면 그렇게 하면 되고요. 좋게 얘기가 돼서 마무리 되면 그걸로 끝나는 거죠. 그쪽에서 '인정 못한다', '법적으로 가자', 이러면 법정에서 다루면 돼요. 그러면 저는 이 노래와 관련해 제가 할 수 있는 도리는 다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 생각에는요. 이 사람들과 제가 친해질 수 있을 거 같아요. 다들 음악하는 사람들이라. 이전부터 저에게 외국에 나가서 활동해보라는 친구들이 많았는데요. 외국에서 직접 전화를 걸어서 함께 작업하자는 얘기도 많이 있었고요. 이번 일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고 봐요. 요즘 음악엔 국경도 없잖아요? 나이를 먹은 사람들도 이런 걸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기도 해요.

    - 저도 직접 채보를 해봤는데요. 두 노래, 코드가 다르더라고요. 독일 노래는 C코드로 시작하고, '걱정말아요 그대'는 G코드로 시작하죠?

    ▲난 좀 듣다 말았어요. 원래 '마운틴'이라는 밴드가 있는데요. 오히려 그 밴드 노래가 '걱정말아요 그대'와 비슷한 면이 있어요.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이 대목에서 멜로디가 유사한 측면이 있죠. 그래서 제가 녹음할 때 편곡자한테 '이거 비슷한 거 아냐?' 하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아니요 전혀 그런 느낌이 없어요. 스타일이 완전히 틀리잖아요.'라고 답을 했었어요.

    그리고 '에델바이스'하고 '걱정말아요 그대'가 비슷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죠. 와 이것도 정말 비슷한 면이 있어요. '에델바이스~'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아주 비슷하죠? 어쨌든 현 시점에서 멜로디가 비슷하다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으니 제가 직접 가서 정리를 하고 오겠다는 얘기에요. 그 사람들을 만나서 함께 곡 작업을 할 수도 있는 거고. 프로듀서하고도 그 얘기를 많이 했어요.  

    - 가요계에선 이게 '의도하지 않은 표절'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건 표절이 절대 아니에요. 스타일이 너무 틀리고…. 멜로디가 좀 비슷하다고 해서 표절이라고 말하는 건 웃기는 말이에요. 그리고 '걱정말아요 그대' 뒷부분에 제가 애드리브를 한 게 있는데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라는 가사에서 아주 고음으로 노래를 불렀죠. 독일 노래에는 없는 부분인데, 이건 제가 봐도 정말 잘 만들어졌어요. 음악적으로 봤을 때. 멜로디가 유사한 측면은 있지만 전혀 느낌과 스타일이 다른 곡이에요.  

    - 출국 날짜는 확정하셨나요?

    ▲(세종문회회관)공연 끝나고 곧바로 갈 생각이에요.

    - '블랙 푀스' 측하고 연락은 취해 보셨나요?

    ▲그냥 생각이 나서, 오늘 새벽에 (페이스북에)썼어요. 독일 현지에 저랑 카톡을 하는 아티스트가 있는데요. 여기에서 같이 만났던 지인이, 여자친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현지에 함께 있어요. 그 분이 한국말도 잘하고 독일말도 잘해요. 그래서 제가 직접 가서 얘기를 하면 답이 나올 거예요.

    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한다 저렇게 생각한다. 어떤 식으로든 반응이 있겠죠. 만약에 그 사람들(블랙 푀스)이 표절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 나 역시 신사적으로 해결할 거예요. 의도하진 않았지만 비슷한 멜로디가 담긴 노래가 나중에 발매됐으니 그에 대한 보상을 해줄 용의도 있어요.

    미국이나 영국 같은 경우엔 '조지 해리슨'이나 '비틀즈', '레드제플린'까지 표절 시비에 휘말린 적이 있어요. 하지만 거기에선 문제가 되면, '얼마 드리면 될까요?'라고 물어봐서 협상이 되면 그걸로 끝이에요. 단순하죠.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한 번 표절 시비가 일어나면 그 사람을 거의 죽여버리잖아요. 표절이 맞는지 아닌지, 의도적으로 표절을 했는지 안했는지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말도 안돼요. 인권이라는 게 너무 무시되고.
     
    - 악간 마녀사냥 같은.

    ▲그렇죠. 완전히 마녀사냥 당하는 거예요.

    - 정치권에서, 일부 대척지간에 있는 지지자들이 '디스'를 한 거다.. 이런 '음모론'도 제기되고 있던데요.

    ▲글쎄요. 사실은 그런 얘기를 쓸 생각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그렇게 피해나가는 것은 좀 비겁한 것 같아서 안했어요. 또 논란이 될 것 같아서 안했죠. 한 마디도 안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