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찬양가 ‘발걸음’ 가사 바꿔 ‘김 뚱보’ 부르며 체제 조롱·비판
  • "내가 이러려고 '최고존엄' 됐나 자괴감 들어…." 최근 북한 청년층 사이에서 김정은을 조롱·비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내가 이러려고 '최고존엄' 됐나 자괴감 들어…." 최근 북한 청년층 사이에서 김정은을 조롱·비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최근 북한 청년층 사이에서 김씨 일가의 세습독재체제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7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사회주의를 지키고자 특단의 선택을 마다하지 않겠다’면서 트럼프 美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난했지만, 북한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조선이야 특색 있는 자본주의 국가’라며 김정은 정권을 은근히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양 소식통은 “나이 많은 세대들은 김정은 체제에 대해 감히 이런 말을 입 밖에 내지 못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다르다”며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북한 젊은이들은 노년층에 비해 훨씬 개방적이고 비판 정신도 강하다”며 “젊은이들끼리 모인 자리에서는 최고 존엄이나 노동당 등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고 나온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젊은이들은 만약 자기네끼리 은밀하게 나눈 대화를 누군가 고발해 문제가 되면, 고발자를 끝까지 찾아내 어떤 식으로든 보복을 한다”며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북한 젊은 세대의 비판이 농담 수준이 아니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북한 젊은이들이 김정은 체제를 비판하는 이유는 ‘빈부격차가 없는 것이 사회주의 장점이고 자본주의는 빈부격차로 인해 사람 살 곳이 못 된다’고 가르치는데, 현재 북한 내부의 빈부격차가 날로 심해지고 있어 ‘이제는 조선도 자본주의가 다 된 것 아니냐’고 비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 소식통은 북한 젊은이들이 김정은 찬양 노래의 가사를 바꿔 부르며 김정은과 체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젊은이들 가운데는 김정은 찬양가 ‘발걸음’의 가사 가운데 ‘김 대장’을 ‘김 뚱보’로 바꿔부르는 등 김정은을 조롱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전한, 북한 젊은이들의 김정은 체제 비판과 조롱은 1950년대 김일성 집권 초기에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북한 젊은이들은 1990년대 후반에 태어나 ‘고난의 행군’을 직접 겪으며 사회주의의 무능력과 장마당을 통해 주민들이 먹고 사는 모습을 보고 자란 세대여서, 과거의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과는 다른 차원이라는 풀이도 있다. 이런 북한 젊은이들에게 외부 정부를 제공한다면, 북한 내부에서의 ‘혁명’ 가능성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