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제외한 나머지 정당, 집권능력 없다?'
  • (왼쪽부터) 조국 서울대 교수,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 ⓒ공준표 기자
    ▲ (왼쪽부터) 조국 서울대 교수,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 ⓒ공준표 기자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 진영이 이분법적 사고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다. 전날 문 후보의 재외국민 TV찬조연설을 맡은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입에서 민주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의 집권능력을 폄하하는 발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27일 문 후보의 성남 유세 현장에 얼굴을 비췄다. 조 교수는 유세 지지 연설도 곁들였다.

    조 교수는 마이크를 잡고 "다른 (대선후보) 분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나을지는 모르겠다"며 "그러나 우리는 따뜻한 세상을 원한다.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더 추가하자면 정권교체는 119명의 거대정당이 뒷받침하는 힘이 있을 때 사회적 대변화가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가 언급한 "다른 분들"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를 언급한 말이다.

    조 교수 발언에 정치권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오르내리고 있다. 국민의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한마디로) 이분법적 사고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라면서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으면 적폐세력이라는 얘기로 들린다. 자신들의 행태를 돌아보지 않고 상대를 모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정의당의 한 관계자도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조 교수의 발언은) 정의당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과 함께 엮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라면서 "(그러나) 좀 더 명확하게 표현했어야 했다. 오해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조 교수 발언은) 친문세력 특유의 폐쇄성과 배타성이 드러난 듯 싶다"며 "이는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도 그렇고,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줄곧 언급했던 말"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설령 조 교수가 그런 뜻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도 문 후보가 아닌 다른 이들을 지지하는 국민들 입장에선 기분이 썩 좋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한 민주당의 이분법적 비판은 문 후보의 성남 유세에서도 드러난다. 문 후보는 "(이번 대선은) 준비된 국정운영 세력과 불안한 세력 간의 대결"이라면서 "국회의원이 마흔 명도 안 되는 미니정당, 오로지 저 문재인을 반대해서 급조된 정당이 이 위기 상황 속에서 국정을 감당할 수 있겠나"라고 밝혔다.

    한편 조 교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를 향해선 "홍 후보는 (제가) 언급할 가치가 없다"며 "제가 (서울대에서) 가르치는 게 형법이다. 그런데 (홍 후보는) '강간미수 공범'"이라고 적나라한 비판을 가했다.

    조 교수가 홍 후보를 향해 강간미수 공범이라고 비판한 것은 홍 후보 자서전에 기재된 '돼지발정제 성폭행 모의' 부분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