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美·日·中 각국 정부 통화내용 브리핑 이어 25일 中관영매체 강력한 대북 경고
  • 美해군의 '칼 빈슨 항모강습단' 항행 모습. 지난 10일(현지시간) 美주요 언론은 "美정부가 한반도로 칼 빈슨 항모강습단을 급파했다"고 보도했다. ⓒ美국방부 관영 성조지 화면캡쳐.
    ▲ 美해군의 '칼 빈슨 항모강습단' 항행 모습. 지난 10일(현지시간) 美주요 언론은 "美정부가 한반도로 칼 빈슨 항모강습단을 급파했다"고 보도했다. ⓒ美국방부 관영 성조지 화면캡쳐.


    4월 25일은 결국 무사히 지나가는 듯하다. 하지만 지난 4월 6일(현지시간) 美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의 美-中 정상회담 이후 급격히 고조된 한반도 긴장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한국 정부를 제외한 한반도 주변국들 간의 활발한 소통이 한국 국민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은 시진핑 中국가 주석, 아베 신조 日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잇달아 전화통화를 했다. 전화통화 이후 각국 언론을 통해 알려진 내용은 “북한 김정은이 6차 핵실험 또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 가운데 하나라고 실행한다면 가만 두지 않겠다”는 경고였다.

    트럼프 美대통령과 시진핑 中국가 주석 간의 전화통화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양국 정부의 공식 브리핑에는 통화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들이 들어 있었다.

    먼저 입을 연 것은 中공산당 외교부였다. 中공산당 외교부는 지난 24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만약 4월 25일 인민군 창건일을 기념한다고 6차 핵실험을 실시할 경우 중국의 입장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북한은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킬 수 있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겅솽 中공산당 외교부 대변인은 “현재 한반도 정세는 복잡하고 민감하며, 매우 긴장된 상태”라면서 “우리 중국은 한반도 유관 국가들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정세를 긴장시키는 행동을 취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답했다.

    겅솽 대변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안에도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활용을 금지하라고 명백히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만약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실시한다면, 중국이 나서서 대북제재를 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한다.

  • 美-日-中 정상 간의 전화통화 이후 中공산당은 북한을 향해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강력한 경고를 내놓기 시작했다. ⓒ채널Y 관련보도 화면캡쳐.
    ▲ 美-日-中 정상 간의 전화통화 이후 中공산당은 북한을 향해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강력한 경고를 내놓기 시작했다. ⓒ채널Y 관련보도 화면캡쳐.


    이튿날인 지난 25일(현지시간) 美백악관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美-中 정상은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때문에 조성된 동아시아 지역의 위급함을 다시 확인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美백악관은 “시진핑 中국가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중국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하는 행위에 결연히 반대하며, 동시에 한반도 주변국은 자제하면서 긴장을 조성하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美백악관에 따르면, 시진핑 中국가 주석은 “우리는 미국을 포함한 한반도 주변국과 함께 한반도 평화, 동북아 평화, 나아가 세계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원한다”면서 “한반도 주변국이 자기가 책임져야 할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야 북핵 문제와 한반도 비핵화를 단기간 내에 실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 같은 의견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인민들을 존경하며, 美-中 양국은 중대한 의제를 놓고 소통과 조율을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동의했다고 한다.

    美백악관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日총리 간의 전화통화 내용도 브리핑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日총리는 북한이 ‘인민군 창건일’을 맞아 6차 핵실험을 벌이거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공조 대응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지난 24일 아베 日총리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에게 도발을 자제하도록 요구하자는데 의견이 일치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행동을 포함한 모든 선택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며, 말과 행동으로 이를 보여준 것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아베 日총리는 ‘칼 빈슨 항모강습단’과 日해상자위대 호위함이 서태평양에서 공동 훈련을 시작한 사실을 언급한 뒤 “북한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문제는 국제적으로는 물론 일본의 안전보장에도 매우 큰 위협”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미국과 연대, 높은 수준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의연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지난 23일(현지시간) 트럼프 美대통령과 시진핑 中국가주석, 아베 日총리 간의 전화통화와 관련해 각국 정부가 공식 발표한 것만 보면, 북한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한다는 기존 입장의 연장선으로 보일 뿐이다. 하지만 이후 中공산당 관영매체가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뭔가 변화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 2013년 3월 축하비행을 하는 B-2 스텔스 폭격기와 F/A-18 전투기 편대. 북한 상공에서 이런 모습이 보인다면 김정은의 목숨은 48시간도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덴마크 NSNBC 관련보도 화면캡쳐.
    ▲ 2013년 3월 축하비행을 하는 B-2 스텔스 폭격기와 F/A-18 전투기 편대. 북한 상공에서 이런 모습이 보인다면 김정은의 목숨은 48시간도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덴마크 NSNBC 관련보도 화면캡쳐.


    中공산당 기관지 가운데 하나인 ‘환구시보’는 지난 22일 “북한이 6차 핵실험 등의 도발을 자행할 경우 미국이 북한 핵시설을 타격한다 하더라도 中공산당은 개입하지 않을 것이지만, 한미 연합군이 휴전선을 넘어 북한으로 침공한다면 그때는 무력 개입을 할 것”이라고 ‘한계’를 제시했다.

    美백악관과 日총리실, 中공산당 외교부가 삼국 정상 간의 전화통화 내용을 밝힌 뒤에 나온, 中‘환구시보’와 영문매체 ‘글로벌 타임스’의 사설 또한 눈길을 끈다.

    두 매체는 지난 25일 ‘한 발 뒤로 물러나는 것은 겁쟁이가 아니라 지혜로운 것’이라는 사설을 통해, 지난 24일(현지시간 23일) 트럼프 美대통령과 시진핑 中국가 주석이 전화 통화로 북한 핵문제를 논의한 사실을 언급한 뒤 “미국과 북한의 치킨 게임은 한계에 다다랐고, 북한이 여기서 6차 핵실험을 한다면 상황은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라며 “특히 북한은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라고 협박에 가까운 경고를 했다.

    中‘환구시보’와 ‘글로벌 타임스’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 뒤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유엔의 전례없이 강력한 제재로 북한 산업은 치명타를 입고 사회발전은 지속되지 못할 것이며, 미국이 북한의 핵시설 및 탄도미사일 시설을 공격한다면, 이때 북한 김정은 정권은 생사의 갈림길에 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中‘환구시보’와 ‘글로벌 타임스’의 대북 경고는 예전과는 수준이 달랐다. 이들 매체는 “만약 (미국의 공습 이후) 북한이 한국을 향해 보복을 한다면, 미국과 한국은 주저하지 않고 북한 김정은 정권 붕괴를 목표로 삼을 것”이라면서 “이런 위험한 통제불능 상황이 될 수 있는 게임은 한 번 시작되면 어느 쪽도 멈출 수 없다”고 경고했다.

    中‘환구시보’와 ‘글로벌 타임스’는 한반도에서의 무력 충돌은 원하지 않는다면서 “북한 측이 현재의 핵개발 성과물을 내놓는다면 미국과 유리한 조건에서 협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김정은 정권에게 ‘대화 테이블’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

    中‘환구시보’와 ‘글로벌 타임스’는 또한 “뒤로 물러서는 것은 긴장을 풀기 쉽게 만들 것이며 이는 겁쟁이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도전에 직면하려는 용기”라고 주장하면서 북한 김정은 정권의 양보를 거듭 촉구했다.

    러시아 외교부 국장의 대북 경고와 中공산당 관영매체의 강력한 대북 경고와 대화 종용, 미국과 일본의 대북 경고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국가라면 양보를 고민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북한 김정은 집단이 ‘사이코 패스’ 수준의 비정상적인 가치관과 논리 체계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 "내가 이렇게 생긴 것도 모두 사회 탓이야. 이럴 바에야 북조선을 돼지바다로 만들겠어…." 김정일 생일을 맞아 공식석상에 등장한 김정은. 비정상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임은 확실하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내가 이렇게 생긴 것도 모두 사회 탓이야. 이럴 바에야 북조선을 돼지바다로 만들겠어…." 김정일 생일을 맞아 공식석상에 등장한 김정은. 비정상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임은 확실하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만약 북한 김정은 집단이 미국과 일본, 러시아와 중국의 대북 압박에도 한계가 있고, 5월 9일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후보가 당선될 경우에는 ‘역전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면, 북한은 中공산당의 권유를 듣는 것처럼 ‘전술적 후퇴’를 하는 듯한 행동을 하면서 한미일 삼각동맹 내부 균열을 꾀할 수도 있다.

    이때 ‘도련선 전략’의 실현을 꿈꾸는 中공산당을 설득해 남중국해에서의 논란을 키우고, 한국이 다시 ‘동북아 균형자 전략’을 내세우도록 만든다면, 中공산당 또한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라는 생각에 북한과 다시 공조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 가장 필요한 요소는 바로 시간. 즉 북한 김정은 집단은 자신들에게 가장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 25일 원산에서 실시한 장사정포 화력시범처럼 ‘간보기’식 도발을 계속하면서 한국의 차기 정권이 ‘자칭 진보 정권’이 되기를 바라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20일(현지시간) 美랜드 연구소의 전문가들이 “5월 9일 한국 대선 이후에 북한이 핵실험 또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와 같은 도발을 자행할 수 있다”고 내다본 것과 일맥상통한다. 즉 지금 북한 김정은 정권의 침묵은 ‘시간 벌기’를 위한 위장 전술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