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수' 방송 목적·의도 아직 알려지지 않아…"실제 지령 받는 공작원 있다"는 분석도 존재
  • 북한이 대외용 라디오 매체인 평양방송을 통해 남파 간첩 지령용으로 추정되는 ‘난수(亂數)’ 방송을 내보냈다. 사진은 북한 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4월 22일 태천돼지공장'을 찾은 김정은.ⓒ北선전매체 홈페이지 캡쳐
    ▲ 북한이 대외용 라디오 매체인 평양방송을 통해 남파 간첩 지령용으로 추정되는 ‘난수(亂數)’ 방송을 내보냈다. 사진은 북한 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4월 22일 태천돼지공장'을 찾은 김정은.ⓒ北선전매체 홈페이지 캡쳐

    북한이 대외용 라디오 매체인 평양방송을 통해 남파 간첩 지령용으로 추정되는 ‘난수(亂數)’ 방송을 내보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평양방송은 23일 오전 0시 15분 “지금부터 21호 탐사대원들을 위한 원격교육대학 기계공학 복습과제를 알려드리겠다”면서 “602페이지 69번, 133페이지 79번, 416페이지 28번…”이라는 식으로 숫자를 읽어 내려간 뒤 같은 내용을 한 차례 반복했다고 한다.

    이날 평양방송 아나운서가 낭독한 숫자는 지난 9일 처음 방송됐던 것과 같은 내용이다.

    북한은 2017년 들어 이번까지 13번의 ‘난수’ 방송을 내보냈다. 2016년 6월 이후로는 33번째이다.

    북한이 ‘난수’ 방송을 실시하는 배경과 목적을 두고 ‘남파간첩 지령 하달용’, ‘국내 혼란 유발용’ 등 의견이 분분하지만 구체적인 목적ㅇ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정부는 “북한이 구태의연하고 불순한 기도를 즉각 중단할 것”이라며 ‘난수’ 방송 중단을 촉구하고 있으나, 자세한 사항과 관련해서는 “정보사안”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난수’ 방송을 두고 “안이한 판단은 금물”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는 ‘난수’ 방송이 재개된 시기가 북한 내부에서 주목할 만한 몇몇 인사들이 대남공작 총괄 부서에 임명된 때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난수’ 방송을 재개한 시기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지뢰도발’ 등을 주도했던 강경파 김영철이 北노동당 통일전선부장에, 남파공작원 출신 윤동철이 통일전선부 산하 문화교류국장에 임명된 이후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2016년 ‘최근 잦아진 북한의 난수방송 재개의도’란 제목의 연구자료를 통해 “북한이 ‘난수’ 방송을 하는 것은 심리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지령을 받을 공작원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난수’ 방송이) 여러 사람이 동시에 들을 수 있다는 측면을 감안하고 또한 훈련이 아닌 실제상황이라고 추정한다면 대규모 공작을 동시에 진행하기 위한 지령문일 수도 있다는 측면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 대남공작부서가 남파된 공작원 또는 기존 국내 고정간첩들은 인터넷을 사용할 때 PC방을 주로 이용하는데, 최근에는 CCTV가 설치돼 있는 PC방이 많아진 탓에 단파라디오를 통한 ‘난수’ 방송 또는 모스부호 송수신을 더 선호한다는 주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