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긴박해졌다"던 文, 安이 "상황 급박하게 바뀌었다" 하니 "잠깐만"
  • ▲ 원내 주요 5당의 대선후보들이 19일 KBS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한 논쟁을 벌이고 있던 와중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관련한 질문을 해볼 것을 권유하고 있다(자료사진). ⓒKBS보도화면 갈무리
    ▲ 원내 주요 5당의 대선후보들이 19일 KBS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한 논쟁을 벌이고 있던 와중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관련한 질문을 해볼 것을 권유하고 있다(자료사진). ⓒKBS보도화면 갈무리

    대선후보의 안보관을 검증하는 리트머스지 역할을 하고 있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둘러싸고 원내 주요 5당 대선후보 간의 '돌고 도는' 논쟁이 계속됐다.

    19일 KBS 1TV를 통해 생중계된 대선후보 초청토론회에서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각각 오른쪽과 왼쪽의 입장에서 사드 문제를 잡아당기는 가운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정작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애매하다"고 꼬집는 등 물고 물리는 관계가 연출됐다.

    포문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열었다. 유승민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5차 핵실험까지는 사드 배치를 반대하다가,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하게 되면 (사드 배치에) 찬성한다고 하는데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라며 "대통령이 되면 사드 배치를 하겠다는 것인가, 안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문재인 후보가 사드 배치에 관해 전략적 모호성을 말할 때 굉장히 당황했다"며 "6차 핵실험을 하면 사드 배치에 찬성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는 정반대의 의도로 문재인 후보를 몰아붙였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미국도 핵실험이 6차가 돼가니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배치하지 않느냐"며 "그만큼 긴박해진 것"이라고 자신의 입장 선회를 주변 환경의 변화 탓으로 돌렸다. 그러더니 "입장이 애매한 안철수 후보에게 질문해보라"고 과녁을 옮기려 시도했다.

    이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상황이 급박하게 바뀌고 있고 북한의 도발은 계속해서 더 심해지고 있다"며 "여러 가지 상황을 보면 결국 사드 배치는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유승민 후보의 질문에 "그만큼 상황이 긴박해진 것"이라고 사실상 같은 취지로 답했던 문재인 후보가 직접 나서서 "잠깐만"이라고 두 차례 외치며, 안철수 후보의 답변에 딴죽을 걸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의 논쟁으로 전환된 것이다.

    문재인 후보는 "잠깐만"이라며 "우선 배치 강행부터 표명해놓고, 어떤 수로 중국을 외교적으로 설득한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아울러 "국민의당에서 당론을 바꾸었느냐"라며 "아직도 (당론은) 사드 반대가 아닌가"라고 힐문했다.

    이에 안철수 후보는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과의 관계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의 입장이 모호하지 않았느냐"며 "그래서 중국 정부에 (압력을 넣으면 우리나라가 사드 배치를 철회할지도 모른다는) 잘못된 생각을 불어넣은 게 (지금 이 사태를 초래한 탓이) 크다고 본다"고, 박근혜 정권의 친중 일방향 경도정책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제(18일) 손학규 선대위원장이 말했지만, 우리는 대선후보 중심으로 움직인다"며 "모든 당이 그렇게 움직인다"고 덧붙여,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되는 당론과 무관하게 지금은 당의 공식 대선 후보인 자신의 '사드 배치 찬성' 입장이 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앞서 국민의당 손학규 중앙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전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손석희 사장과 사드 배치 관련 당론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다.

    손학규 위원장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 "(안철수) 후보자의 입장과 당론이 다르다"는 손석희 사장의 질문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될 사람의 입장"이라며 "대통령 후보가 '사드가 들어왔는데 어떻게 바로 철수를 시키느냐'고 하는데, 어느 당원이 문제를 삼을 수 있겠느냐"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통령 후보의 입장이 나온 마당에) 당론이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당론 변경이라는 게 그렇게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까지 부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석희 사장이 열 차례 이상 이 문제에 관해서만 보충질문을 이어가자, 손학규 위원장은 "사실 어떤 사람들이 '뉴스룸에 뭣하러 나가느냐, '안까'인데 굳이 나갈 게 있느냐' 하더라"며 "당론보다 중요한 것은 후보자의 입장이라고 말씀드렸으면 됐지, 이 귀한 시간을 얼마나 걸리고 있느냐"고 잘라말했다.

    그러면서 "이걸 왜 굳이 손 앵커가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지 모르겠다"며 "지금은 중요한 게 후보자의 입장이고 후보자의 공약이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