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중기 천재 여류시인이었던 허난설헌의 시(詩)가 우아한 발레로 무대 위에 쓰여진다.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강수진)은 허난설헌이 남긴 많은 작품 중 '감우(感遇)'와 '몽유광상산(夢遊廣桑山)'을 무용화한 '수월경화(水月鏡花)' 공연을 5월 5일부터 7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선보인다.

    허난설헌은 평생 외롭게 한 남편, 몰락하는 친정, 일찍 떠나보낸 두 아이에 대한 슬픔으로 점차 쇠약해지다 시로 자신의 죽음을 예언하고 세상을 떠난 비극적인 인물이다.

    강효형 안무가는 천재적인 글재주를 지녔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떠난 허난설헌의 삶을 '수월경화'를 통해 표현한다. 시 속에 등장하는 잎, 새, 난초, 부용꽃 등을 무용수의 움직임으로 형상화했다.

    '수월경화'는 '물에 비친 달', '거울에 비친 꽃'이란 뜻으로 눈에는 보이나 손으로는 잡을 수 없음을 의미하며, 시적인 정취가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함을 비유하는 사자성어이다.

  • 안무를 맡은 강효형은 2015년 자신의 첫 번째 안무작인 '요동치다'를 'KNB Movement Series1' 무대에 올려 호평을 받았다. 이듬해 동일 작품으로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Next generation' 공연에 초청돼 해외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허난설헌-수월경화'는 강효형의 첫 번째 전막 안무 작품이다. 가야금 명장인 황병기의 음악에 맞춰 그녀만의 독특하고 신선한 움직임과 안무 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의상은 정윤민 디자이너가 참여하며, 허난설헌 역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박슬기와 신승원이 번갈아 맡는다.

    입장료는 1만~3만원. 공연시간 약 55분.

  • [사진=국립발레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