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과 安의 조직력 차이, 충청권 승패 좌우한 듯
  • (왼쪽부터) 민주당 충청권 순회경선에 참여한 문재인 후보와 안희정 후보. ⓒ정상윤 기자
    ▲ (왼쪽부터) 민주당 충청권 순회경선에 참여한 문재인 후보와 안희정 후보. ⓒ정상윤 기자

    민주당 충청권 순회경선에서 안희정 후보가 고개를 숙였다. 충남도지사인 안 후보가 자신의 텃밭으로 불리는 충청도에서 선두를 탈환하지 못한 것이다. 반면 지난 27일 호남 경선에서 몰표를 얻은 문재인 후보는 이번 경선에서도 선두를 달렸다. 다만 문 후보는 과반을 넘진 못했다.

    안 후보는 2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진행된 충청권 경선에서 투표소투표 2062표와 ARS투표 4만4064표, 대의원투표 430표로 총 4만6556표를 얻었다. 득표율로는 36.7%다. 이는 문 후보가 얻은 총 득표율 47.8%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문 후보는 투표소투표2827표와 ARS투표 5만7284표, 대의원투표 534표로 총 6만645표를 얻었다.

    안 후보가 자신의 안방인 충청권에서 선두를 탈환하지 못하자 일각에선 안 후보 측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당초 안 후보는 충청권 경선에서 1위를 기대했던 바다. 충청에서의 압승을 바탕으로 수도권에서 문 후보를 역전하는 시나리오를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경선 후 '충청권 압승 후 수도권 역전 시나리오'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국민의 결정인데 그 전략이 임의로 조정되겠나"라면서 "다만 수도권에서 60% 이상 유권자들이 존재한다.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도전을 하겠다"고 밝혔다.

    경선 전략에 차질이 생겨선지 안 후보는 '정신승리'성 발언을 언급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의 충청권 경선 승리와 관련 "2위와 3위(이재명 후보, 총 15.3% 득표율)의 득표율이 50%를 넘었다. (이는) 긍정적인 메시지라고 본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바둑은 '흑'을 잡으나 '백'을 잡나 바둑이다. 승자든 패자든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역사를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가 안방인 충청권의 표심을 문 후보에게 내준 데는 다양한 분석이 존재한다. 그중 문 후보의 조직력이 안 후보의 조직력을 능가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문 후보와 안 후보를 돕는 충청권 인사들이 방증한다.

    문 후보를 돕는 충청권 인사들은 대부분 중진 의원들이다. 대전을 지역구로 한 5선 박병석 의원은 문재인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다. 충북도당위원장인 재선 도종환 의원도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다. 여기에 대전시당위원장인 재선 박범계 의원 역시 문 후보의 측근으로 불린다. 반대로 안 후보를 돕는 충청권 인사들은 대부분 초선 의원들이다. 강훈식 의원과 김정민 의원, 어기구 의원이 그렇다.

    한편 정치권에선 지금까지 진행된 민주당 경선 결과 관련 안 후보의 경선 역전극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문 후보의 경선 누적 득표율이 55.9%에 달하기 때문이다. 즉 문 후보가 결선 투표 없이 본선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