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론자 선거캠프 배치로 安 핵심공약 견제… 통합 이미지 구축
  • 2012년 당시 경쟁관계를 구축했던 김두관 민주당 의원(좌)과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우). ⓒ뉴시스
    ▲ 2012년 당시 경쟁관계를 구축했던 김두관 민주당 의원(좌)과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우). ⓒ뉴시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경선 선두주자 문재인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김 의원은 당내에서 대표적 '지방분권론자'로 꼽힌다. 그래선지 김 의원의 문재인 캠프 합류에 안희정 후보 입지가 좁아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 후보는 그동안 '지방분권'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캠프 측은 지난 25일 "김 의원은 공동선대위원장 겸 지방균형발전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김 의원의 캠프 합류를 알렸다.

    같은 날 김 의원은 문재인 캠프에 합류한 이유에 대해 "압도적 정권교체를 이루고 김대중-노무현 정신의 계승을 넘어 제3기 민주개혁정부를 만들기 위해 문 후보와 함께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마을 이장을 시작으로 야권 최초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 의원은 '지방분권'을 강조하며 지역통합에 힘쓴 정치인이란 게 중론이다. 또 김 의원은 참여정부 당시 행정자치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중앙실무' 경험도 갖췄다.

    그래선지 김 의원이 문 후보 캠프에 합류하자 정치권의 시선은 안 후보에게 향하는 모양새다. 안 후보 역시 '지방분권'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분권을 향한 안 후보의 관심은 그동안 진행됐던 경선 합동토론회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지난 24일 광주MBC 공개홀에서 열린 7차 합동토론회에서 안 후보는 "다음 정부를 이 끈다면, 지역 소외와 차별의 구조를 근원적으로 깨겠다"며 지방분권을 외쳤다.

    그러나 또 다른 지방분권론자인 김 후보의 문 후보 지지선언으로 안 후보의 '지방분권'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제기됐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26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안 후보의 정치철학은 매우 훌륭하다. (그러나) 현재 안 후보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키워드가 '대연정'과 '선의 발언' 등 당원들에겐 부정적인 것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그중 긍정적인 것은 '지방분권'일 것 같다. 이마저도 또 다른 '지방분권론자'이자 야권 최초 경남도지사를 역임했던 김 의원의 문 후보 캠프 합류로 퇴색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 측 역시 "김 의원의 '문재인 캠프' 합류는 두 사람의 소통을 통해 이뤄졌고, (문 후보는) 김 의원의 전문성을 고려해서 '지방균형발전위원장'도 겸하게 했다"고 밝혔다.

    한편 문 후보는 김 의원의 캠프 합류로 '통합' 이미지까지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의원은 문 후보 캠프에 합류하기 전까지만 해도 '반(反)문재인' 인사로 불렸다. 김 의원과 문 후보는 지난 2012년 당 경선에서 경쟁 관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친노무현' 표심 결집도 도모했다는 평가다.

    김 의원은 문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역임한 뒤, 곧바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러 나섰다. 26일 권 여사를 예방한 김 의원은 "5년 전 경선을 뛰던 사람으로서 최근 경선 과열 사태를 보면서 걱정이 많이 됐다. 제3기 민주개혁정부를 만들기 위해 문 후보와 함께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권 여사는 "원래 (문 후보와 김 의원은) 한 가족이다. 잘 하셨다"며 "국민통합을 위해 애써주시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