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 상의 벗고 와이셔츠 팔소매 걷은채로 열띤 토론 이어가
  •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3일 대전ICC호텔에서 양복 상의를 벗고 와이셔츠 소매를 걷은채로 충청권 정책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바른정당 제공
    ▲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3일 대전ICC호텔에서 양복 상의를 벗고 와이셔츠 소매를 걷은채로 충청권 정책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바른정당 제공

    2인 후보 간의 치열한 난상토론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바른정당 정책토론회가 충청권으로 무대를 옮긴 가운데, 이 권역 최대의 현안인 수도 이전과 지역균형발전을 놓고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공방을 벌였다.

    남경필 지사는 수도권인 경기도의 도지사인데도 세종특별자치시로의 수도 완전 이전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면서 지역민들의 표심을 파고들기 위해 애썼다. 유승민 의원은 수도권에서만 의정·행정 경험을 쌓은 남경필 지사의 지역발전 전략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반격을 가했다.

    23일 대전 ICC호텔에서 열린 바른정당 대전·충남·충북·세종·강원 권역 정책토론회에서 유승민~남경필 두 후보는 양복 정장 웃도리를 벗어던지고,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부치며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후보 홍보 동영상에서부터 '수도 이전 완성'을 앞세운 남경필 지사가 토론의 주도권을 이끌며 선공을 가했다.

    남경필 지사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손학규) 전전 경기도지사가 수도 이전을 극렬히 반대했지만, 남경필은 다르다"며 "세종시로 모두 옮기는 수도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반면 유승민 의원은 "2004년 헌재에서 위헌 결정이 나왔기 때문에, 수도를 완전히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며 "세종시의 기능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국회가 세종으로 가면 좋겠다고 생각해, 최근 약속드렸다"고 말했다.

    이에 남경필 지사는 "세종으로의 수도 이전이 헌재 결정 때문에 어렵다고 하는데, 헌재 결정은 돌파하면 된다"며 "그게 대통령의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충청민심이 국회만 온다고 하면 좋아하겠느냐"며 "충청에 있는 유권자 앞에서 왜 (수도 완전 이전이) 안 되는지 말해보라"고 다그쳤다.

    유승민 의원은 "(헌재 결정을 돌파하려면 개헌을 해야 하는데) 개헌보다는 국회 이전이 훨씬 현실성이 있다"며 "남경필 후보가 낸 대표 공약 모병제·사교육금지법·수도이전 세 가지는 죄다 위헌이거나 헌법에 못하도록 돼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왜 하필 헌법에 저촉되는 것만 골라냈느냐"고 반격을 가했다.

  •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3일 대전ICC호텔에서 양복 상의를 벗고 와이셔츠 소매를 걷은채로 충청권 정책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바른정당 제공
    ▲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3일 대전ICC호텔에서 양복 상의를 벗고 와이셔츠 소매를 걷은채로 충청권 정책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바른정당 제공

    그러자 남경필 지사는 "경기도지사가 되고나서 관료와 학자의 공통점을 봤는데, 천장을 깨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경제학박사로 KDI(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출신인 유승민 의원을 겨냥해 "학자로서 너무 이론만 아는 것이 아니냐"라고 공박했다.

    이에는 유승민 의원도 "정치인들이 너무 공부를 안하니, 학자라는 것은 덕담으로 알아듣겠다"라며 "내가 국회에서 공부를 제일 열심히 하는 의원인데, 남경필 후보도 같이 공부를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꼬집듯 맞받아쳤다.

    유승민~남경필 두 후보는 지역균형발전 전략을 놓고서도 이견을 보였다.

    유승민 의원은 △국회의 세종 이전(세종) △과학기술 중점발전(대전·충남) △바이오생명산업 지원(충북)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적 개최 지원(강원) 등의 권역맞춤형 공약을 제시했다. 남경필 지사는 △수도 완전 이전(세종) △일자리 창출(대전) △에너지·국방발전전략 지원(충남) △바이오·미용산업 발전 지원(충북)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적 개최 지원(강원)으로 맞섰다.

    이 중 남경필 지사가 제시한 지방의 일자리 창출을 둘러싸고 논쟁이 불붙었다.

    남경필 지사는 판교테크노밸리를 자신의 대표 업적으로 소개하며 "20만 평에서 젊은이들이 너무나 하고 싶어하는 일자리 7만2000개가 만들어졌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전국에 10개의 테크노밸리를 만들 것"이라며 "대전·충남에도 이것을 만들어내겠다"고 공약했다.

    반면 유승민 의원은 "지방은 경기도와는 일자리 만드는 방법에서의 어려움이 훨씬 더 클 것"이라며 "경기도에서 의원 5선을 했고 지사를 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전체가 어려워도 경기도는 덜 어렵다"고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경기도 일자리는 지방에서 올라간 측면도 있다"며 "지방 일자리 창출을 판교테크노밸리를 그냥 옮겨다놓는 방식으로는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남경필 지사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서 공단의 땅값을 낮추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서도 "자세한 것을 다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한 발 물러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