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WP "틸러슨 장관, 데뷔 무대서 중국에 외교적 승리 안긴 듯" 비아냥
  •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결과를 두고 미국, 중국 언론들은 ‘중국 외교의 승리’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틸러슨 美국무장관, 시진핑 中국가주석.ⓒ中'외교부' 홈페이지 캡쳐
    ▲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결과를 두고 미국, 중국 언론들은 ‘중국 외교의 승리’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틸러슨 美국무장관, 시진핑 中국가주석.ⓒ中'외교부' 홈페이지 캡쳐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두고 미국, 중국 언론들이 ‘중국 외교의 승리’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미국에게는 ‘혹평’, 중국에게는 ‘호평’인 셈이다.

    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영문판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20일 사설을 통해 “서구 매체들은 틸러슨 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북한 문제를 두고 했던 발언을 ‘온건했다’고 평가했다”면서 “그는 기자회견에서 ‘미·중은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한국 내 ‘사드(THAAD)’ 배치와 관련해서도 공개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도널드 트럼프가 美대통령에 취임한 후 양국 우호관계 유지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미국이 전례 없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틸러슨 장관이 한국과 일본에서 한 발언을 봤을 때, 북한 문제가 이번 순방의 핵심 이슈인 것으로 보였다”면서 “그러나 그가 중국에 도착했을 때는 미·중 관계가 우선 순위였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틸러슨이 ‘미·중 사이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혀,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면서 “향후 양국은 다양한 이슈를 두고 자주 의견을 교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은 미국이 미·중 관계에서 더 많은 이득을 취하는 것을 막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이는 윈-윈(win-win)이라는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中관영 ‘신화통신’도 틸러슨이 방중에서 ‘미·중 정상회담 일정 조율’, ‘미·중 협력 강화’ 등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中관영 ‘차이나 데일리’는 “트럼프 정부는 두 달 동안 對중국 정책을 포함해 외교정책 분야에서 놀랄만한 성과를 창출했다”면서 “중국과 미국은 유엔 헌장에 명시돼 있는 것처럼 세계 평화·안보를 유지하는 데 있어 특별한 책임을 진다”고 추켜 세웠다.

    中언론들의 이 같은 보도는 틸러슨 장관이 방중 당시 사드 문제와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세컨더리 보이콧(유관 3자 제재)’ 등 中정부 입장에서 불편한 사안을 언급하는 대신, ‘미·중 협력’에 초점을 맞추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사진은 렉스 틸러슨 방중 관련 美'워싱턴포스트(WP)' 19일(현지시간) 기사 일부.ⓒ美'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쳐
    ▲ 사진은 렉스 틸러슨 방중 관련 美'워싱턴포스트(WP)' 19일(현지시간) 기사 일부.ⓒ美'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쳐

    中언론의 호평과 달리 美언론들은 혹평을 내놨다. 美‘워싱턴포스트(WP)’는 19일 “틸러슨 장관이 데뷔 무대에서 중국에 외교적 승리를 안긴 것으로 보인다”고 비아냥거렸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중국을 비난했지만, 틸러슨은 방중 기간 동안 中지도부들과 건설적, 성과 지향적인 양국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했다”면서 “때문에 대북 군사력 사용 경고가 중국에서 논란이 됐지만, 그는 시진핑 中국가주석으로부터 따듯한 환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中언론이 ‘외교적 승리’라고 자평할 만큼 틸러슨 장관이 중국에 너무 숙였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가 지적한 부분은 틸러슨 장관이 왕 이 中외교부장과 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상호존중’이라고 말하며 미·중 관계 발전을 언급한 점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中인민大 진 칸롱 박사는 틸러슨 장관의 이 표현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칸롱 박사는 ‘워싱턴포스트’에 “중국은 그동안 ‘상호 존중’이란 표현을 강력히 지지해 왔으나 미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왔다”면서 “틸러슨 장관의 이번 발언은 중국에서 매우 환대받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