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임세경 2년 만에 국내무대, 4월 6~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 국립오페라단이 2017년 첫 작품으로 단막 오페라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와 푸치니의 '외투'를 묶어 한 무대에 올린다.

    베리스모(사실주의) 오페라의 3대 걸작으로 꼽히는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팔리아치', '외투' 세 작품 중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 팔리아치'의 조합으로 공연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국립오페레단은 4월 6~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팔리아치 & 외투'를 공연한다. 두 작품은 죽음으로 치닫는 처절한 삶을 냉철하면서도 극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학민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은 21일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팔리아치'와 '외투'는 같이 하는 짝이 아니다. 기존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 팔리아치'가 아닌 신선한 만남을 시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베리스모 오페라가 사실주의다. 현실을 과장하거나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 두 작품이 진정한 베리스모"라며 "현실이 척박할수록 꿈의 강도가 크다. '팔리아치'는 극중극을 통해 허구의 세계를 보여준다. '외투'도 같은 맥락으로 '팔리아치'보다 더 밀도있게 보여주는 최고의 작품이다"고 덧붙였다.

  • 이탈리어로 '어릿광대'라는 뜻의 '팔리아치'는 유랑극단의 단장 카니오가 아내에게 지나치게 집착을 하며 결국 아내를 죽이고 마는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카니오가 분노와 슬픔을 가득 담아 부르는 아리아 '의상을 입어라'가 유명하다. 

    '외투'는 푸치니의 마지막 작품 '일 트리티코'의 세 작품 중 하나이다. 세느강변 거룻배에서 살고 있는 부부를 둘러싼 애증의 드라마로 아이의 죽음, 부인의 외도, 남편의 살인이 긴박하게 전개되며 강한 응축력의 음악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김 예술감독은 "'팔리아치'는 화려한 삶 이면의 외향적 슬픔과 잔인함을 이야기하지만 '외투'는 밑바닥 인생의 내적 슬픔을 다룬다. 같지만 전혀 다른 두 오페라가 베리스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해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리스모 오페라는 상황에 대한 사실적인 해석, 날카로운 심리 묘사, 드라마틱하면서도 절제된 음악이 특징이다. 이에 국립오페라단은 강렬하고 격정의 순간을 선사하기 위해 세계 정상급 제작진과 탁월한 성악가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2015년 국립오페라단 '진주조개잡이' 국내초연 무대에 올랐던 주세페 핀치가 다시 지휘봉을 잡고, 최근 유럽 무대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젊은 연출가 페데리코 그라치니와 호흡을 맞춘다. 또 무대디자이너 안드레아 벨리, 의상디자이너 발레리아 도나타 베텔라, 안무 겸 조연출 안젤로 스밈모와 협업한다.

    주세페 핀치는 "레온카발로는 '팔리아치'를 만들 때 사실주의를 강조했다. 당시 모든 작곡가들처럼 바그너의 영향을 많이 받아 열정적이다. 푸치니는 스트라빈스키와 프랑스 출신의 작곡가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다. 두 작품의 음악적인 부분은 광범위하지만 작곡가의 특징을 잘 살려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 무엇보다 소프라노 임세경(42)이 2015년 '처용' 이후 2년 만에 국내 무대에 선다. 2015년 '나비부인'으로 빈국립극장에 데뷔한 이후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베로나 아레나 페스티벌 '아이다'의 주인공을 맡았고, 10월에는 플라시도 도밍고가 지휘한 빈국립극장 '토스카'로 출연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팔리아치'의 넷다와 '외투'의 조르젯타 1인 2역으로 출연하는 임세경은 "하룻저녁에 두 대작을 하는 것도, 맡은 역할 역시 처음이다. 제가 가장 자신이 없는 것이 사람들 앞에서 말하고 춤추는 거다. 그런데 이번 무대에서는 춤을 추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저에게 새로운 경험이다"며 소감을 전했다.

    "배경이 다른 상황에서 두 여인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게 쉽지 았았고, 지금도 고민 중이다. '팔리아치 & 외투'는 노래나 테크닉보다 연기가 더 중요하다. 넷다로 죽었다가 조르젯타로 다시 살아 등장하는데, 임세경으로 안 보이게 하려고 노력한다. 관객들이 의아하지 않도록 캐릭터를 100% 믿을 수 있게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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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국립오페라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