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영철, 월권 행위로 황병서·김원홍과 대립 자초…최룡해 '틈' 노리는 중"
  • 북한의 핵심 간부들 사이에서 치열한 권력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이 19일 밝혔다. 사진은 北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지난 1월 1일 김정은 및 북한 당·정·군 간부들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모습.ⓒ北선전매체 홈페이지 캡쳐
    ▲ 북한의 핵심 간부들 사이에서 치열한 권력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이 19일 밝혔다. 사진은 北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지난 1월 1일 김정은 및 북한 당·정·군 간부들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모습.ⓒ北선전매체 홈페이지 캡쳐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 따르면, 최룡해의 혁명화 교육, 김원홍의 국가보위상 해임, 김영철의 혁명화 교육과 침묵 모두 황병서가 주요 원인이 됐다고 한다.

    북한군 총정치국장과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겸하고 있는 황병서는 최룡해와 김원홍, 김영철과 관련해 이들이 ‘2인자’가 될 가능성을 내비쳐 견제하고 있다고 한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황병서의 견제를 가장 많이 받은 인물로 최룡해를 꼽았다. 2015년 11월 초 최룡해가 갑자기 ‘혁명화 교육(지방으로 쫒겨나 육체노동 등을 하면서 반성하는 처벌)’을 받아 쫓겨나게 된 것이 황병서의 ‘무장집단 반발 가능성’ 보고 때문이라고 한다.

    황병서는 당시 노동당 조직지도부 내에서 군을 담당하는 부부장으로, 최룡해가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역임할 때 ‘무장집단 반발’에 대해 김정은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북한에서 무장집단이 출현, 체제에 저항한다는 이야기는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군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최룡해는 ‘혁명화 조치’를 받고 돌아온 뒤에야 황병서의 보고로 자신이 불이익을 받게 된 것을 알게 됐고, 이후 복수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분석이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하지만 최룡해가 실세 권력을 유지하려면 노동당 간부 임명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는데, 김정은이 그의 지지 기반 확대를 꺼려 근로단체를 총괄하는 직위에 머무르도록 하고 있다”며 현재 최룡해 입지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최룡해가) 극도로 몸조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지적했다.

    황병서로 인해 권력 핵심에서 밀려난 최룡해는 인민군 총정치국장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군 내부의 정치·군사·보위(방첩) 분야 장성들과 인맥이 있고, 이들을 한 데 묶을 능력을 가진 황병서와 같은 인물이 지닌 위험을 김정은에게 틈날 때마다 귀띔하고 있다고 한다.

  • 2014년 10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을 위해 찾아온 (왼쪽부터) 김양건, 황병서, 최룡해의 모습.ⓒ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4년 10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을 위해 찾아온 (왼쪽부터) 김양건, 황병서, 최룡해의 모습.ⓒ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황병서는 지난 1월 중순 김원홍이 국가보위상에서 해임된 데도 연관이 있다고 한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 따르면 황병서는 김원홍이 보위성을 이용해 군 내부 사항에 개입하려는 정황을 알게 되자 이에 격분, 조경철 보위사령관에게 “김원홍이 군단장·사단장급 이상에 자기사람을 심으려고 하는지 24시간 철저히 감시하라”고 명령했다고 한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 따르면, 황병서는 2012년 김원홍이 국가보위부장에 오른 뒤부터 그의 행태에 강한 불만을 가졌다고 한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당시 황병서는 김원홍이 사전 협의 없이 김정은에게 보고하고, 총정치국과 총참모부 작전국 간부 수십여 명을 국가보위부로 소환한 것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면서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는 황병서와 김원홍 관계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휴화산’이라는 말도 떠돌았다”고 전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 따르면, 김원홍의 숙청에는 최룡해도 한 몫을 했다고 한다. 최룡해는 노동당 조직지도부 검열위원회에 있는 자신의 측근을 이용해 보위성 검열 등을 시도하다가 김원홍과 갈등을 빚은 적이 있다고 한다. 여기에 반감을 갖게 된 최룡해가 김원홍 숙청에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황병서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고 한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 따르면 김영철이 통일전선부장을 맡은 뒤 정찰총국 5국(해외정보국)과 산하 무역회사 ‘청봉무역’을 통일전선부로 이관하려하자 황병서는 “네가 정찰총국에 있다가 통일전선부로 가면 정찰총국도 통일전선부로 옮겨야 하냐”고 비난하며 김정은에게 “김영철이 개인권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김영철은 결국 2016년 7월 ‘혁명화 교육’ 조치를 당했다고 한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 따르면, 김영철은 자신이 ‘혁명화 교육’을 받게 된 것이 황병서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김영철은 황병서에 대해 반발하거나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설명대로라면, 현재 북한에서는 황병서를 중심으로 최룡해, 김원홍, 김영철 간의 권력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들이 벌이는 게임은 ‘2인자’를 두지 않는다는 북한 체제에서는 매우 위험한 것이다. 김정은에게 그 내막이 알려질 경우 모두 숙청당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