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당, 반대 뒷북… 해괴망측" 사공정규 "中, 졸렬하고 비겁한 행위"
  •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에 적극적이었던 국민의당이 최근 본격화된 중국의 경제보복에 심경이 복잡해 보인다.

    중국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면서도, 호남과 비호남계 간 비난의 화살을 겨누는 대상이 나라 안팎으로 나뉘는 등 의견이 엇갈리면서다.

    박지원 대표는 17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사드배치 일시 중단을 주장한 데 대해 "1당인 민주당도 이제와서 사드배치에 반대한다는 하나마나한 뒷북을 때리고 있다"고 비꼬았다.

    박지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국민의당이 '사드배치 최적지는 국회다', '비준동의를 받자'라고 중국의 경제보복을 예상해 반대했을 때 그분들은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해괴망측한 용어로 회피했다"고 민주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박지원 대표는 "늦게 사드배치 반대 운운하는 것은 참 한심하다"며 "이런 분이, 이런 예측도 못한 분이 만약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되나 걱정된다"고 민주당의 대주주인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을 거론, "미국에 '노(No)' 할 수 있는 사람은 오늘 '노'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미국에 노(No)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는 표현을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에 담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이를 인터뷰 기사에 인용한 것을 지적한 셈이다.

    조배숙 정책위의장은 "경제수장이 안이하게 판단하고 손을 놓고 있는 동안 국민경제는 멍들고 있다"며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가만히 있으라'는 세월호 선내방송 같은 말씀 그만하고 이제 본인이 이야기한대로 책임을 지기 바란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반면 사공정규 최고위원은 "참으로 졸렬하고 비겁한 행위"라며 중국을 맹비난했다.

    사공정규 최고위원은 "중국은 사드를 미국 주도의 미국의 대중국 봉쇄의 일환이라 주장하면서 정작 보복의 칼날은 한국에만 휘두른다"며 "한-중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로 하면서 한-중 우호관계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한국이 과도정부상태로 어려울 때 더 사정없이 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중국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라며 "우리 정부는 당당한 자주국가로서 사드와 무관한 관광, 문화, 경제 교류를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중국의 이성적이지 못한 무리한 보복에 정정당당하게 대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중국의 '사드횡포'를 놓고 의견이 갈리는 것은 호남을 중심으로는 사드반대 당론유지, 안철수계는 당론변경을 요구하던 목소리가 표출된 상황으로 해석된다. 사공정규 최고위원은 국민의당 대구시당 위원장으로서 대표적인 안철수계로 분류된다.

    앞서 지난달 북한 김정남 독살사건을 계기로 안보위기가 커지자 국민의당은 사드반대 당론변경을 위한 연석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당론을 변경할만큼 상황이 충분히 무르익지 않았다'며 기존 당론을 유지키로 했다. 

    한편 고연호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한국의 상황은 구한말 조선과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강대국 사이에 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사드는 미국정부가 배치를 강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중국의 보복조치는 우리에게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미국과의 외교회담은 사면초가에 빠진 대한민국의 외교적 해법을 마련할 수 있는 출구가 되어야 한다"며 윤병세 외교장관의 역할을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