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사드제재, 韓정부·유관기업 대상 경제 손실 입혀 교훈을 얻을 수 있게 해야"
  • 최근 한국 내 ‘사드(THAAD)’ 배치가 가시화 되자 중국 발 ‘사드 보복조치’가 도를 넘고 있다. 2일 중국 대표 SNS ‘웨이보’에 게재된 파손된 현대자동차 사진.ⓒ中웨이보 캡쳐
    ▲ 최근 한국 내 ‘사드(THAAD)’ 배치가 가시화 되자 중국 발 ‘사드 보복조치’가 도를 넘고 있다. 2일 중국 대표 SNS ‘웨이보’에 게재된 파손된 현대자동차 사진.ⓒ中웨이보 캡쳐

    한국 내 ‘사드(THAAD)’ 배치에 대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선동’이 도를 넘고 있다.

    2일 중국 대표 SNS ‘웨이보’에는 파손된 현대차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 설명에는 장쑤(江蘇)성 난퉁(南通)시라고 적혀 있고,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발길질을 하거나 차량 위에 올라가 부수고 있다.

    현대차를 부수는 사진이 언제 어디서 찍은 것인지 파악이 안 돼 이 일이 사드 배치에 대한 반한(反韓) 감정 때문이라고 단정 짓기는 이르다.

    하지만 중국인의 과격한 행동에 놀랐는지 中관영 매체도 "사드 보복은 일정한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3일 ‘현대차를 부수는 것은 對한국 제재에 대한 조롱’이라는 제목의 사평을 내고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민간차원에서 롯데 및 한국에 대한 제재 움직임이 시작됐다"면서 "지정학적 이유 등으로 다른 나라에 대한 제재가 이뤄지는 것은 오늘날 세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라고 중국인들의 난동을 합리화 했다.

    ‘환구시보’는 “중국 사회는 한국에 대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능력이 있고, 동시에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지만, 중국 내 한국기업과 한국인에게 불법적인 공격 및 인신모욕을 해서는 안 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환구시보’는 최근 ‘웨이보’를 포함한 SNS와 인터넷 상에서 파손된 현대차 사진이 유포되는 것과 관련해 “이 사진이 최근에 촬영된 것인지 아니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것과 관련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인터넷 상에는 각종 루머와 추측 뿐”이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그러나 (현대차 파손이) 사드 배치 반대와 연관이 있는 것이라면, 우리는 이러한 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공안이 곧 조사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면서 “만약 현대차 파손이 사드 배치 반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판명될 경우 이는 한국에 대한 중국의 비공식적 제재에 먹칠을 하는 것”이라고 말해 '한한령'의 실체를 언급하기도 했다.

    ‘환구시보’가 '한한령'을 가리켜 '사회적 분노'라고 포장한 것은 中정부의 명시적 조치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

    현재 中정부는 한국 내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반대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나, 사드 보복 조치와 관련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환구시보’가 이처럼 '반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은 중국 내 사드 반대 여론이 폭력사태로 변질되는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환구시보’가 “자중하자”고 촉구한 것은 아니다. ‘환구시보’는 “한국에 대한 제재는 (한국) 정부, 관련 기업 등 한국 경제에 손실을 입혀 그들이 교훈을 얻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지난 2일 中'환구시보'에 게재된 뤄위안(羅援) 中군사과학원 특별초빙위원이 작성한 '사드 10책' 글 일부.ⓒ中'환구시보' 홈페이지 캡쳐
    ▲ 지난 2일 中'환구시보'에 게재된 뤄위안(羅援) 中군사과학원 특별초빙위원이 작성한 '사드 10책' 글 일부.ⓒ中'환구시보' 홈페이지 캡쳐


    ‘환구시보’는 사평 외에도, 지난 2일 뤄위안(羅援) 中군사과학원 특별초빙위원의 ‘사드 10책’이라는 기고문을 게재했다.

    뤄위안 위원은 “롯데 골프장에 배치되는 사드 진지를 중국에 군사적 위협이 되는 고위험 지구로 선포하고 필요할 경우 중국이 ‘외과수술식 경살상(硬殺傷·하드킬)’ 무기로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뤄위안 위원은 “중국의 국가안보 이익을 침해한 국가나 집단은 반드시 쓴맛을 보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절대로 식언하지 않는다”고 협박했다.

    뤄위안 위원은 외과수술식 타격 외에도 ▲사드 겨냥 레이더 미사일 신속 배치에 필요한 ‘X밴드 레이더’를 연살상(軟殺傷·소프트킬) 무기로 태우기 ▲중국 미사일 발사 진지에 대한 방호 조치 강화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또한 ▲사드보다 더 많은 미사일을 배치, 숫적 우위를 점하거나 ▲러시아와 전략적 협력·소통을 강화 ▲한·미·일과의 안보 이익이 걸린 국제적 사안과 관련해 비협력 정책을 취하는 것 등도 대책이라고 제시했다.

    이 외에도 ▲사드 배치에 연관된 한국 산업 및 상업 유통망에 대한 징벌·보복적 조치 ▲롯데그룹 상품 및 경영에 대한 보이콧 ▲한국으로 가는 중국 관광객 규모 제한 및 안전경고 발령 ▲유엔과 해외 주재 중국 대사관을 통해 사드가 우리의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홍보하는 일도 대책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다.

    中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의 이 같은 논조로 볼 때 '사드' 배치를 이유로 한국을 괴롭히는 행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