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 “북한, 말레이 외교부에 하루 이틀 전 일방적 통보하는 무례 보여”
  • 지난 28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 北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리동일 前유엔 대사. 하지만 말레이시아 정부는 그와의 면담을 수락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더 스타 온라인'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28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 北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리동일 前유엔 대사. 하지만 말레이시아 정부는 그와의 면담을 수락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더 스타 온라인' 관련보도 화면캡쳐


    지난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이 북한 공작원에 의한 VX가스 사용 암살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뒤 북한 김정은 집단은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인지 북한 측이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에는 말레이시아에 고위급 인사를 급파했지만 결국 문전박대를 당했다고 한다.

    ‘더 스타 온라인’ 등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북한 측은 지난 28일(현지시간) 김정남 암살과 시신 인수, 검거된 리종철의 석방 및 송환 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리동일 前유엔 주재 대사를 말레이시아로 급파했다고 한다.

    ‘더 스타 온라인’에 따르면, 리동일 前유엔 북한대사는 말레이시아에 도착한 뒤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그동안 우호관계를 발전시켜 온 북한과 말레이시아 간의 외교적 사안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며 “우리는 또한 말레이시아 당국에 구금돼 있는 국민을 석방하는 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북한이 이처럼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도 말레이시아 정부는 꿈적도 않고 있다. 리동일 前유엔 대사 일행과의 면담 일정도 아직 정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방문을 불과 1~2일 놔두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무례한 행동에 응해줄 수 없다”는 분위기라고 한다.

    말레이시아 정부의 북한 냉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은 북한 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고, 현지 사법당국은 이미 검거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 북한 국적 리종철 등에 대한 재판을 곧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 스타 온라인’ 등 현지 매체들조차 “북한 측은 말레이시아 정부의 김정남 암살 수사에 대해 ‘외부 세력과 결탁,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북한에 대한 말레이시아 국민의 부정적인 정서를 대변하고 있다.

    이처럼 북한 측은 평소 협상 전술대로 말레이시아 정부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려 했지만, 말레이시아 정부가 철저히 원칙을 지키고 사법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그들의 의도는 거의 먹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