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벨기에 출신의 연출가 이보 반 호브가 네덜란드 최대의 레퍼토리 극단인 토닐그룹 암스테르담과 함께 오는 3월 두 번째 내한 무대를 갖는다.

    이보 반 호브는 영국의 영 빅 씨어터와 함께 만든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으로 2015년과 16년 영·미국의 권위 있는 공연예술상인 올리비에상과 토니상의 작품상·연출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세계무대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연출가다.

    그는 앞서 2012년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 '오프닝 나이트(Opening Night)'를 통해 영화와 연극, 현실과 드라마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놀라운 연출력을 과시한 바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연극 '파운틴헤드'는 구 소련 출신의 미국으로 망명한 작가 아인 랜드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1943년에 발표된 이 소설은 지금까지 25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고,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에게 필독서로 꼽힌다.

    무려 700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원작을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버린 반 호브는 각자의 위치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과 이야기의 깊이 있는 철학에 매료돼 이를 연극화하기로 결심했다.

  • '파운틴헤드'는 앞 다퉈 더 높이 마천루를 세워 올리던 1920~3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다수와의 타협을 거부하고 오직 자신만의 신념과 예술적 가치관에 따라 건축가로서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주인공 '하워드 로크'의 폭풍 같은 삶을 담는다.

    2014년 6월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초연됐으며, 그 해 여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찬사를 받았다. 탁월한 극적 재미와 긴장감을 선사하는 반 호브의 연출,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 비디오 아티스트와 라이브 뮤지션까지 총동원해 이뤄낸 압도적인 앙상블은 4시간의 러닝타임을 속도감 있게 그려낸다.

    창작의 본질과 예술가의 자유 의지에 대한 뜨거운 질문을 던지는 문제작 연극 '파운틴헤드'는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 [사진=LG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