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에 경찰 경력 12배 더 투입된 것은 비상식", 지리-성격 따져보면 경찰 판단은 '상식'
  • ▲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월 7일 촛불집회와 관련 경찰의 부적절한 집회추산근거와 경력배치의 적정성을 문제 삼았다. 당시 집회는 새회 첫 집회로 꼽힌다.

    박남춘 민주당 의원은 27일 오전 '경찰청 맞불집회보다 더 적었다는 촛불집회에 경찰 12배 더 투입했다'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은 의문을 제기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8일 경찰은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전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개최한 11차 촛불집회에 오후 7시 45분 기준 최대 2만4000여명이 집결했다고 추산했다. 반면 '대통령 탄핵기각'을 촉구하는 태극기집회는 최대 3만7000명이 모였다고 봤다.

    박 의원은 "작년 12월 9일 국회 탄핵안 가결로 보수단체가 거리집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 경찰 추산 인원이 촛불집회에 비해 많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라 논란이 확산된 바"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주장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이미 육안으로 보기에도 태극기 집회와 촛불 집회의 참여인원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경찰 측은 "집회 참가 인원수는 '페르미 추정법'을 근거로, 현장 경찰관들이 참가자들의 집결 밀도-면적 등을 감안해 일시점에 집결한 최대 인원을 추산하는 것"이라며 "집회인원 참가자 추산 이유는 경력 배치 등에 활용하기 위함"이라고 줄곧 밝힌 바다.

    페르미 추정법은 기초단위 면적(1㎡) 개체수에 총면접을 곱해 추정치를 구하는 방식이다. 철새떼 및 수에어컨 보유율 통계 등 분야에서 활용된다.

    민주당의 꼬투리 잡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경찰의 경력배치가 촛불집회에 더 많이 투입됐다는 것. 박 의원에 따르면 태극기집회에 15개 중대만 배치했고, 촛불집회에는 184개 중대가 배치됐다. 경찰 추산 인원을 근거대로 한다면 촛불집회보다 맞불집회에 더 많은 경찰 경력이 배치됐어야 한다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박남춘 의원은 "(태극기집회보다) 더 적었던 촛불집회에 경력이 12배나 더 투입된 것은 누가 봐도 비상식"이라며 "경찰이 여전히 편파적인 집회관리를 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촛불집회가 위치한 광화문 일대의 상황을 살펴보면 경비-보안구역이 상당하다. 청와대 및 정부종합청사 등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경찰의 상당수 경력배치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태극기집회와 촛불집회의 성격을 살펴봐도 경찰의 경력배치가 큰 문제가 아니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촛불집회의 성격은 현 정부를 향한 비판집회라는 게 중론이다. 더욱이 비판집회에는 격앙된 분위기가 많이 연출됐다. 지난 2015년 11월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가 대표적이다. 당시 참가자와 경찰이 충돌했고 백남기 농민이 사경을 헤매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같은 정황상 민주당이 경찰을 압박하기 위해 과도한 꼬투리 잡기를 시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이번 보도자료를 작성한 박 의원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이다. 안행위 소관기간으로는 경찰청이 속해 있다. 이를 비춰볼 때 이같은 지적은 힘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