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사라진 화훼유통현장 파악 "탄핵 이후 혼란 적극 조정해야"
  • 자유한국당의 대권주자인 안상수 의원이 26일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을 찾아 화훼사업센터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자유한국당의 대권주자인 안상수 의원이 26일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을 찾아 화훼사업센터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탄핵 찬반으로 나라가 반쪽이 나서 주말마다 광장에 수십만 명이 쏟아져나오는 분열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묵묵히 안보와 민생·경제 행보로 일관하는 자유한국당 대권주자가 있어 눈길이 쏠린다.

    인천광역시장을 역임하고 19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26일 서울 양재꽃시장을 찾아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이후 어려움에 봉착한 화훼농가의 실태를 파악하는 민생 행보를 펼쳤다.

    안상수 의원은 이날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을 찾아 심정근 센터장을 비롯한 화훼사업센터 관계자들로부터 민원을 청취했다.

    심정근 센터장은 "난(蘭)은 월목 주2회 경매를 하다가 김영란법 이후 경기가 죽어 목요일 경매가 없어지고 월요일 주1회만 경매를 하고 있다"며 "전년동기 거래금액은 5.4%, 거래물량은 3.5%가 감소했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꽃 주고받기, '원테이블 원플라워' 운동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도 "절화(折花)류는 꽃문화 확산을 통해 회복 가능하지만 난 등 분화(盆花)류는 선물용의 법적 제재가 개선되지 않는 이상 회생 소지가 없다"고 진단했다.

    이를 들은 안상수 의원은 "농수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매해 수조 원의 예산이 들어가는데, 거꾸로 소비를 억제하는 규제가 가해지니 이런 이율배반이 또 있는가"라며 "이 기회에 다양한 소비를 개발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시행령도 바꿔서 (분화류도) 소비를 과거처럼 살려야겠다"고 개탄했다.

    간담회 도중 센터 관계자가 안심란(安心蘭) 스티커 리본이 붙은 꽃을 보여주며 "권익위의 유권해석까지 받았는데도, 받는 사람이 오해를 살까봐 아예 돌려보내는 현상이 있다"고 하소연하자, 안상수 의원은 "이게 비싸야 얼마나 되겠나"라며 "화훼는 뇌물이 될 수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안상수 의원은 "부정부패는 당연히 방지해야겠지만, 화훼를 부정부패와 연결짓는다는 것 자체가 견강부회"라며 "꽃을 많이 갖다줬더니 그 사람이 민원인을 위해 뭘 한다? 이것은 무리"라고 단언했다.

  • 자유한국당 대권주자인 안상수 의원이 26일 서울 양재동 화훼사업센터를 찾아 센터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며 위기에 봉착한 화훼농가와 유통상인들을 도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자유한국당 대권주자인 안상수 의원이 26일 서울 양재동 화훼사업센터를 찾아 센터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며 위기에 봉착한 화훼농가와 유통상인들을 도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센터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안상수 의원은 꽃시장 현장으로 나아가 직접 상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한 화훼 상인은 오랜만에 휴일에 날씨가 풀려 삼삼오오 꽃을 보러 나온 가족 단위 손님들을 바라보며 "오늘(26일)은 노는 날인데 날씨가 풀리니까 손자·엄마·아빠·할아버지·할머니 삼대가 시장 구경을 나온 것인데, 만 원 짜리 하나 들고다니는 손님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생산 농가들은 빚이 없는 곳이 없어 올해 팔아서 갚고 대출 연장을 해야 하는데, (팔리지가 않으니) 내년부터는 물량 자체가 확 줄어들 것"이라며 "예전에는 직원 뿐만 아니라 알바(아르바이트생)까지 써가면서 영업을 했는데, 지금은 직원조차도 다 안 나왔다"고 부연했다.

    대통령이 될 경우 300만 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슬로건을 맨앞에 내세웠을 정도로 '일자리'를 중시하는 안상수 의원은 이같은 현장의 목소리를 심각한 표정으로 받아들였다.

    안상수 의원은 "김영란법 시행 이후 화훼·축산·과수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생태계 자체가 파괴되면서 유통과 소비 관련 일자리가 줄고 있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축산농민과 어민을 위해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데 거꾸로 규제를 하는 꼴이 되니 그야말로 이율배반"이라며 "대선 공약으로 김영란법에 있어서 농어민 생산 물품은 제외하거나 상한선을 높여 피해자가 구제되도록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대선이 빠르면 두 달 뒤에 치러질 수도 있는데, 민생 행보를 하는 대권주자가 눈에 띄지 않는 형국이다. 되레 광장에 몰려든 군중에 영합하면서 국론 분열을 수습하기는 커녕 부추기는 정치인들만 보인다.

  • 자유한국당 대권주자인 안상수 의원이 26일 서울 양재동 꽃시장을 찾아 현장에서 화훼 유통 상인의 하소연을 직접 청취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자유한국당 대권주자인 안상수 의원이 26일 서울 양재동 꽃시장을 찾아 현장에서 화훼 유통 상인의 하소연을 직접 청취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당장이야 목전에 다가온 탄핵심판이 모든 국민들의 초미의 관심사이지만, 인용 결정이 난다면 60일 뒤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자연히 파탄난 민생경제를 살릴 컨텐츠를 가진 인물이 누구인가로 포커스가 옮겨갈텐데, 광장에서 해온 선동으로는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경제를 살릴 수도 없다.

    안상수 의원이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보수 본류의 가치관이자 강점인 안보·경제에 집중하는 실용 행보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지율이 극히 미미한 일부 정치인들은 당내 경선에 필요한 지지층이라도 급히 끌어모으려는 심산에서 광장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데, 대권에도 따로 '왕도'가 없듯이 안상수 의원의 묵묵한 행보가 돋보인다는 지적이다.

    안상수 의원은 이날 화훼공판장 방문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인이라면 양 극단에서 대립을 격화시키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며 "얼굴이나 좀 알려서 선거에 유리하게 하겠다는 것이라면 훌륭한 정치인이 되는 것을 포기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결국 어떤 결정이 나더라도 수습하고 조정하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설계해야 하는 게 정치권에 부여된 임무"라며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안보·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고, 탄핵 결정 이후 일어날지도 모르는 혼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조정해 새로운 국가의 청사진을 제시하는데 매진하겠다는 각오"라고 다짐했다.

    탄핵 결정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국론 분열과 우리 사회의 대립·갈등 양상은 심화되겠지만, 좌고우면(左顧右眄) 않고 안보·민생 등 차기 대통령이 풀어야 할 현안 과제를 현장에서 챙기는 행보를 계속하겠다는 일관된 자세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안상수 의원은 "대선은 국민들, 특히 어려운 서민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주는 국가적 대사"라며 "앞으로도 축산·과수 등 새롭게 어려움이 닥친 분야를 적극적으로 찾아다니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