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CCTV' 평양 특파원발 김정남 암살 보도…글로벌 타임스 "北, 中에 맞설 힘 없어"
  • 김정남 암살 사건 보도를 자제해온 중국 언론들이 최근 북한 관영 매체의 ‘비난보도’에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사진은 中관영 'CCTV'의 지난 24일 아침뉴스 중, 평양 주재 특파원이 ‘김정남 암살’과 관련된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中'CCTV' 보도영상 캡쳐
    ▲ 김정남 암살 사건 보도를 자제해온 중국 언론들이 최근 북한 관영 매체의 ‘비난보도’에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사진은 中관영 'CCTV'의 지난 24일 아침뉴스 중, 평양 주재 특파원이 ‘김정남 암살’과 관련된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中'CCTV' 보도영상 캡쳐

    김정남 암살 사건 보도를 자제해온 중국 언론들이 북한 관영 매체의 ‘비난 보도’에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中관영 ‘CCTV’는 24일 아침뉴스에서 평양 주재 특파원을 연결해 김정남 암살 사건을 비교적 비중 있게 다뤘다.

    中‘CCTV’는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VX가스’, ‘말레이시아 경찰청장 기자회견’, ‘駐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관계자 발언’, ‘한국 정부 반응’ 등으로 나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3일 김정남 암살에 대한 보도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中‘CCTV’의 이 같은 보도 행태는 25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한 中‘CCTV’의 보도 행태 변화에 대해 한국 언론들은 "김정남 암살에 대량살상무기인 VX가스가 쓰였다"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발표 때문이라고 해석하지만, 실제로는 지난 23일 ‘조선중앙통신’의 중국 비난 보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너절한 처사, 유치한 셈법’이라는 글을 통해 중국을 향해 “명색이 대국이라고 자처하는 나라가 줏대도 없이 미국의 장단에 춤을 추면서도 마치 저들의 너절한 처사가 우리의 인민생활에 영향을 주려는 것은 아니며…”라고 맹비난했다.

    북한 당국이 관영매체를 동원해 전통 우방국인 중국을 비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때문에 외부세계는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준수를 명목으로 북한산 석탄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는 방침을 밝힌 데 대한 불만 표출이라고 풀이했다.

    중국은 지난 13일 김정남 암살 사건이 일어난 뒤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북한을 보호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조선중앙통신’의 중국 비난 보도가 나온 뒤부터 中‘CCTV’는 경고 메시지를 담은 논평과 김정남 암살에 대한 자세한 보도를 내놓기 시작했다.

    中CCTV뿐만 아니라 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영문판 자매지 ‘글로벌 타임스’도 ‘조선 통신사의 비난은 중국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준수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하고 북한에게 “중국과의 우호관계는 필수”라고 경고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조선통신사’ 글을 “얄팍한 글(thinly veiled article)”이라고 지적한 뒤 “중국은 북한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에 상관할 필요 없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을 준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현재 동북아시아의 정치 구조를 감안할 때 중국과 북한은 서로 예측 가능한 갈등을 겪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과거 냉전 시기 (중국과 대립했던) 소련과 달리 북한은 거의 모든 면에서 중국에 맞설 힘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中‘CCTV’는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3일 보도한 ‘조선법률가위원회’ 대변인 성명 내용을 전하며, ‘김정남’이라는 이름을 직접 밝히지는 않고 ‘북한 국적 남성’이라고 부르며 북한이 이번 암살 사건 배후로 한국을 지목하고 있다고 덧붙여, 북한에 대한 비판뿐만 아니라 한국을 향한 '음모론'도 계속 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