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 '구국의결단22', 박사모 가입 당일 "이정미 죽여버리겠다" 살해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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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일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의 인터넷 카페에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살해하겠다"는 일명 '살인 예고글'이 올라와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측은 "현재 해당 글은 원본이 지워진 상태지만 게시글 작성자와 최초 유포자 추적은 가능한 상황"이라며 "글의 수위가 단순한 장난 수준을 넘어섰다고 보고, 이 같은 글을 올린 동기나 배경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24일 전했다.

    경찰이 내사 중인 '살인 예고글'은 지난 23일 오후 박사모 게시판에 처음 등장한 이후 이튿날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게재되면서 급속도로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글쓴 이는 해당 글에서 "자신은 이제 살 만큼 살았고 나라를 구할 수만 있다면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나이가 많은 '노년층'임을 강조한 뒤 "헌법재판소의 현행 8인 체제에서 이정미 권한대행이 사라진다면 7인 체제가 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기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이정미 죽여버릴랍니다"라는 극단적인 말을 내뱉었다.

    이와 관련, 박사모 측은 "살인 예고 게시물은 박사모 회원이 작성하거나 올린 글이 아니"라며 "누군가 박사모에 대한 비난 여론을 고조시키기 위해 허위 글을 게재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전했다.



  • 한편 글쓴 이가 '살인 예고글'을 올린 당일 박사모에 가입했고, 가입 인사말에 자신을 "아버지와 함께 태극 집회에도 함께 나갔던 애국 청년"이라고 소개한 것으로 밝혀져 글쓴 이가 노년층을 사칭, 박사모를 음해할 목적으로 허위 글을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박사모 카페를 살펴보면 23일 오후 6시 41분 '구국의결단22'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이 "박근혜 대통령님을 사랑하는 애국청년입니다. 아버지와 태극집회도 함께 나갔었지요^^ 함께 하고 싶습니다. 등업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린 것을 볼 수 있다.

    이후 6시 43분경 카페 운영자로부터 정회원으로 등업됐다는 메시지가 올라오자 이 네티즌은 오후 7시 19분경 문제의 '살인 예고글'을 작성해 카페 게시판에 게재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이 네티즌이 올린 게시글을 누군가 유저가 많은 '일베 게시판'에 퍼올려 논란을 재확산시켰다는 점이다. 24일 오전 5시 58분 '살인 예고글'을 일베 게시판에 올린 네티즌(아이디 캐스윈드)은 평소에도 해당 게시판에 보수우파를 비난하는 글을 자주 올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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