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형 교장공모제-교과서 자유발행제 등 전교조 역점사업, 교육개혁 의제 포함
  • ▲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23일 교육청에서 초중등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국가 교육 개혁 의제 발표를 위해 특별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데일리 강유화
    ▲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23일 교육청에서 초중등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국가 교육 개혁 의제 발표를 위해 특별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데일리 강유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국회 가결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는 정권 교체 움직임을 등에 업고,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숙원사업 해결에 발 벗고 나서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조희연 교육감은 23일 서울교육청에서 '초·중등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국가교육 개혁 의제' 발표를 위해 특별기자회견을 열고, 대선후보들에게 제안하는 ‘국가 교육 개혁 12가지 의제’를 공개했다.

    그는 이 가운데 ‘교과서 자유발행제’와 ‘내부형 교장 공모제 확대 도입’ 등 그동안 전교조가 숙원사업으로 추진해 온 정책을 대거 제안했다.

    조 교육감은 “국가교육 개혁 의제 공론화를 위한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교육 대전환의 욕구가 들리고 있다”며 “이런 호기를 이용해 초등교육 정상화 꿈을 실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 정권교체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조 교육감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동문서답까지 해가며 ‘내부형 공모제 확대’를 강조하는 등 전교조가 강조해 온 개방형 교장 공모제 확대에 대한 열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조 교육감은 내부형 교장 공모제가 교육감들의 ‘코드·보은’ 인사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다음 교육부장관이 누가 되던 맞짱을 떠서라도 하겠다"고 말하는 등 제도 확대에 대한 의지를 매우 강하게 나타냈다.

  •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내부형 교장 공모제는 해당 학교에 재직하는 경력 15년 이상의 평교사에게 교장직위를 개방하는 제도다.

    교장으로 승진할 수 있는 문호를 넓혀, 교직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에서 도입됐으나, 교육감들이 자기 사람을 교장에 파격 기용하기 위한 편법으로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일부 교원단체가 “전교조 지부장 출신의 이석문 제주교육감이 내부형 공모제를 통해 전교조 출신 교사를 교장으로 내정했다”며, 비판 성명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조 교육감은 기존에 제기됐던 문제점들을 전면 부정하며, 내부형 공모제의 성공을 자신했다.

    그는 "(내부형 공모제에 따른) 문제점에 대해선 우려가 별로 없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옆에 있던 교육청 관계자를 지목하며 “이분도 평교사 경우인데 가장 탁월한 과장님으로 평가 받는다”며, “평교사로서 어지간한 존경을 안 받으면 (교장이) 될 수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조 교육감은 ‘교과서 자유발행제’ 시행과 관련해서도 애정을 나타냈다.

    교과서 자유발행제란, 민간출판사가 자유롭게 펴낸 교과서를, 교육감이나 일선 학교가 직접 선택하는 제도다. 교과서 내용의 검증을 위해 국정 혹은 검인정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현재와 비교할 때, 파격적인 발상이다.

    이 제도는 교과서 선택의 폭을 넓히고 다양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초중등교육의 특성을 고려할 때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특히 역사와 윤리, 사회 등 서술내용에 있어 검증이 필요한 과목의 교과서를 일선학교나 교육감이 자의적으로 결정하는 건, 권한남용이란 지적이 적지 않다.

    교과서 자유발행제 또한 전교조가 관심을 갖고 있는 중요 과제 중 하나다.

    조 교육감의 특별 기자회견에 대해 교육계 관계자는 "발표내용이 굉장히 파격적이고 급진적이다. 조 교육감이 정권교체를 당연시 하고, 전교조의 숙원사업을 이행하겠다고 선전포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조 교육감도 이런 평가를 미리 예견한 듯 기자회견 내내 "오늘 발표 하는 내용은 서울교육감이 당장 추진할 수 있는 실행정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날 조 교육감이 제시한 12가지 교육개혁 의제는 ▲학제 개편 ▲교과서 자유발행제 ▲교장 임용 방식 다양화 ▲안전한 학교 공간 구축 ▲고교 무상교육 확대 ▲고교 체제 개편 ▲학력·학벌 차별 금지법 제정 ▲초등학생 일요일 학원휴무제 전면 도입 ▲공영형 유치원 확대 ▲민주시민교육 전면화 ▲국가교육위원회 도입 및 교육감 자치 사무권 및 조직권 확대 ▲마을학교 확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