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등에 시간 허비한 특검…정작 고영태 수사는 외면
  •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그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논평하면서 특검을 강하게 비판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그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논평하면서 특검을 강하게 비판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특검 영장이 22일 기각된 가운데,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특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그 오랜 기간 언론과 특검으로부터 (우병우 전 수석을)탈탈 털은 혐의가 겨우 직권남용과 직무유기"라면서 "국회 의원중에서 직권남용, 직무유기 안 했다고 자신할 사람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특검이 하라는 고영태 사기 공갈단 수사는 안 하고 이거 하느라 시간을 다 썼다"면서 "지금은 짐 쌀 때라는 환송곡이 연주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법원은 22일 새벽, 우병우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특검팀이 제기한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등의 혐의에 대해 밝혀져야 할 부분이 더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그간 야권에서 주장해온 부분과 크게 상이한 대목이다. 야권에서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정부 정책 기조에 비협조적인 문화체육관광부 직원들을 좌천시키도록 문체부 측을 압박하고, 2014년 6월에는 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경찰의 구조 책임과 관련한 검찰 수사에 외압을 넣은 게 아니냐고 의심해왔다.

    그러나 이날, 법원이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서도 기각 결정을 하면서 특검은 크게 힘을 잃게 됐다. 공식 수사가 종료되는 28일까지는 채 일주일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의 22일 페이스북 포스팅. ⓒ김진태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의 22일 페이스북 포스팅. ⓒ김진태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당초 김진태 의원은 특검 측이 최순실 사태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한 바 있다. 특검이 블랙리스트 등에 대한 무차별적 수사를 이어가면서도 정작 최순실 사태에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고영태에 대한 수사는 게을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특검이 이제 와 수사 시한 연장을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는 실제로 전날 법사위·미방위·안행위·교문위 등 4개 상임위의 자유한국당 간사들을 모아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 개최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고영태의 죄목을 ▲ 정권·헌정파괴 의혹 ▲검찰과 내통 의혹 ▲ 일부 종편 등 언론과 방송 조작 모의 의혹 ▲ 차은택과 권력 암투 의혹 ▲ K스포츠-미르재단 장악 의혹 ▲ 증거인멸 및 은폐 의혹 ▲ 특정 사업 이권 챙기기로 요약했다.

    하지만 야당은 여전히 특검 연장을 위한 정치 공세를 계속하고 있다. 야당 일부 의원들은 같은 날 특검 연장을 요구하기 위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서울 청사를 방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