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문재인 전 대표의 페이스 메이커 구조는 벗어났다"
  • ▲ 안희정 충남도지사. ⓒ정상윤 기자
    ▲ 안희정 충남도지사. ⓒ정상윤 기자

     

    "가끔 일요일이면 (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로 초청해) 점심시간 지나간 얘기를 들려주곤 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2일 오전 서울시청 인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밝힌 발언이다.

    안희정 지사는 "제게 그 시간(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점심을 먹은)은 정말 값진 일이었다. 대통령의 고민을 현장에서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안희정 지사가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언급한 이 발언은 '키친 캐비닛'을 연상시킨다는 게 청중들의 견해다. '키친 캐비닛'은 대통령의 만찬에 초대될 정도로 가까운 지인들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안 지사의 키친 캐비닛 발언이 언급된 데는 앞서 주영진(SBS 앵커) 패널의 "안 지사는 일요일마다 노 대통령이 불러서 청와대에서 식사했다고 한다"는 질문이 존재했다.

    이를 통해 안희정 지사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분이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할 수 있게 됐다. 나아가 안 지사의 '키친 캐비닛' 발언은 경선 경쟁자 문재인 전 대표에게 적지 않은 치명타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전 대표를 수식하는 다양한 단어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노무현의 친구'다. 달리 말해 문 전 대표는 '노무현의 친구'를 활용해 '노무현 지지층'의 관심을 이끌었다. 그리고 이는 지금의 '문재인 대세론'을 구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즉 안희정 지사의 '키친 캐비닛' 발언이 문재인 전 대표를 지지했던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의 표심 일부를 흔들었다는 풀이다.

    안희정 지사는 '문재인 페이스 메이커'가 아님을 분명히 못박기도 했다. 안 지사는 토론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페이스 메이커 구조에서는 벗어났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문재인이냐, 안희정이냐를 두고 각각의 도전자들이 어떤 정치적 식견과 비전을 갖고 있는지 보는 즐거운 대선과정을 형성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한 견제구도 던졌다. 안희정 지사는 "(문재인 전 대표는) 인격적으로는 굉장히 따뜻한 분이다. (하지만) 정치지도자로서 평가는 장단점이 있다"며 "저는 지방정부 7년, 30년 정당인 경험을 살려 민주주의를 어떻게 공존 토론으로 이끄냐는 것에 주목해 대한민국을 성숙한 민주공화국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안 지사가 이같이 언급한 것 역시 노사모의 표심 흔들기의 일환이라는 후문이다.

    한편 안희정 지사는 최근 '매직넘버(지지율 20%)'를 달성하며 민주당 경선에서 선두 문재인 전 대표를 턱밑까지 추격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