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분노가 깊을수록 사랑도 깊어. 분노가 우리나라 발전시키는 동력으로" 주장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면에 쌓인 알 수 없는 분노를 삭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불교계에서조차 문 전 대표에게 보복 정치를 하지말라고 당부할 정도다. 도산스님은 21일 서울 종로구의 태고종을 방문한 문 전 대표에게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승복하는 모습이 이 나라가 갈 길이 아닌가 생각도 해보고, 이번에 정권교체가 분명히 되기는 되겠지만 보복이 되지 않는 그런 정부가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촛불혁명" 운운하며 분노 정치에 앞장선 문 전 대표가 집권할 경우 피의 숙청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 선의' 발언 논란에 대해 "(상대방을) 선한 의지로 받아들여야 대화도 되고 문제해결 된다는 취지로 말씀 드린 것인데 그것이 국정농단에 이르는 박 대통령 예까지 간 것은 많은 국민들께 이해 구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그런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선한 의지' 발언이 뜻밖의 거센 비판에 봉착하자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이다.

    안 지사는 앞서 지난 19일 부산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그분들도 선한 의지로 없는 사람들과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하시려고 그랬다"며 "그런데 그게 뜻대로 안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 발언이 중도 보수층을 겨냥한 계산된 발언일 수도 있지만, 일국의 대통령이 '악한 의도'를 갖고 정책을 펼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라는 점에서 안 지사의 발언은 합리적인 주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문재인 전 대표는 "안 지사의 말에 분노가 빠져 있다"고 비난하며 "분노가 정의의 출발"이라는 등의 궤변을 쏟아냈다.

    특히 그는 "불의에 대한 뜨거운 분노가 있어야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다. 지금 국민들이 추운 겨울날 촛불을 들고 고생하면서 '이게 나라냐'라는 말로 깊은 분노와 절망을 표현하고 있는 것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연이어 국가권력을 사유물처럼 여기고 부정부패로 탐욕을 채웠기 때문"이라고 정부를 맹비난했다.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분노한 국민을 이성적으로 설득해야 할 유력 정치인이 촛불민심에 편승, 성난 국민의 분노를 부추기는 듯한 행태를 보인 것이다. 집권에 몰두한 문 전 대표가 촛불민심에 편승해 국민적 분노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는 대목이다.

    문 전 대표의 분노 발언에 민주당 친문(親文) 인사들도 일제히 안 지사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문재인 캠프에 합류한 진성준 전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박 대통령의 문제는 선의냐 악의냐가 아니다"며 "그의 안중에는 헌법도 법률도 존재하지 않는 그 '무의식'이 문제이고, 자신만은 법치주의의 예외라는 이중 잣대가 문제"라고 맹비난했다.

    친문계인 정청래 전 의원은 안 지사를 겨냥,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정의감이 사라지면 슬픔도 분노도 사라진다"고 주장했고,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손혜원 의원도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고 문 전 대표를 거들었다. 

    문 전 대표의 한마디에 정치권이 한순간에 '분노' '지옥' 등의 부정적 단어들이 쏟아지며 공포 논쟁에 휩싸인 셈이다. 

    타인의 비판은 무조건 배척하는 하고 보는 전형적인 패권주의 행태를 보인 것이다. 일각에선 이런 세력이 집권할 경우, 자신들을 비판한 비문계 등에 대한 대대적인 학살 정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정치권 뿐만 아니라 종교계 일각에서도 문 전 대표의 '분노 정치'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문 전 대표가 집권할 경우 대한민국이 공포로 가득차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문 전 대표는 안희정 지사가 사과의 뜻을 밝힌 데 대해 "안 지사가 분노와 함께 사랑을 이야기했는데 아주 적절한 말"이라며 "결국 분노가 깊을수록 사랑도 깊다고 생각하고 분노가 우리나라를 제대로 발전시키는 동력으로 승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가 탄핵 정국에서 '촛불 혁명', '분노 정치' 운운하며 무서운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문 전 대표는 그러면서도 자신의 캠프에 합류한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김정남 피살사건'에 대해 "비난만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저와 다른 뜻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뜻으로 하신 말씀은 아닐 것"이라며 정 전 장관을 엄호하기도 했다.

    최근 문 전 대표는 영남과 호남을 돌아다니며 사상 최초로 영호남과 충청 모두에서 지지를 받는 국민통합 대통령의 시대를 열고 싶다고 했다.

    국민적 분노를 부추기며 국론 분열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받는 문 전 대표는 통합 대통령을 꿈꾸기 전에 내면에 쌓인 분노부터 치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