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의지' 논란에 "분노가 빠져" 응수… 친문 손혜원도 동참해 여론 주목 유도이재명도 安 지사에게 견제구, 과도한 신경전에 집토끼 이탈 우려 제기되기도
  •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뉴시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두 잠룡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앞서 두 후보는 서로를 향한 비판을 자제했던 편이다. 그러나 최근 안 지사가 '매직넘버(지지율 20% 달성)'를 통해 문재인 전 대표의 선두 자리를 추격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신경전의 발단은 안희정 지사의 '선한 의지' 발언이다. 이 발언은 지난 19일 안 지사가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즉문즉답 행사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으나 뜻대로 안 됐다"며 "누구라도 그 사람의 의지를 선한 의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힌 것. 이는 두 전·현직 대통령을 향한 반어적 표현이다.

    이에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20일 '주간 문재인 6탄' 촬영 후 "(안희정 지사 '선한 의지' 발언) 말 속에 분노가 빠져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안희정 지사도 같은 날 자신의 여의도 캠프를 방문해 "지도자의 분노는 피바람을 부른다"고 반박했다.

    신경전은 21일에도 계속됐다. 문재인 전 대표 측근들이 안희정 지사를 재반박한 것. 문재인 캠프의 홍보부본부장을 맡은 손혜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The road to hell is paved with good intentions)'는 서양 속담을 올렸다. 
     
    연일 난타전을 벌이는 문재인과 안희정, 두 대권후보 신경전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그중 두 후보 난타전 이면엔 '밴드웨건 효과'를 위한 노림수가 존재한다는 분석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밴드웨건 효과란 경제학 용어로 유행에 따라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현상이다. 정치권에선 '다수가 지지하는 사람을 지지하는 현상'을 말한다.

    문재인과 안희정, 두 잠룡의 지지율을 합하면 여야 잠룡 통틀어 50%를 육박한다. 문 전 대표는 약 30%, 안 지사는 약 20%에 달하는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즉 두 후보가 신경전을 통해 나머지 후보들의 지지율을 원천봉쇄한다는 풀이다. 나아가 이 전략은 민주당의 정권교체 가능성을 더욱 높일 것이란 전망도 존재한다.

    이를 의식한 민주당의 또 다른 잠룡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오후 SBS '주영진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안희정 지사가) 이 나라를 망친 세력과의 관계를 분명하게 해주시면 좋겠다"고 견제구를 던졌다.

    다만 두 잠룡의 신경전은 자칫 역풍을 불 수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21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문재인과 안희정, 두 잠룡의 신경전이) 밴드웨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의도된 것인지는 감이 잘 오지 않는다"며 "그러나 신경전의 본질이 보수정권 대통령에 대한 '선한 의지' 아닌가. 탄핵을 요구했던 국민 정서와는 맞지 않는 신경전 같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또 "두 후보의 신경전이 계속된다면 밴드웨건 효과가 아니라, 우리당에 관심을 보이는 일부 국민들의 빈축만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