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탈북자, 北고위급 간부 출신…한국서 북한 인권·종교자유 운동 활발히 전개
  • 김정남 암살 사건이 발생하기 두 달 전 美하와이에서 탈북 선교사 2명이 의문의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당시 발생한 교통사고 관련 하와이 'KITV4' 보도 일부.ⓒ'KITV4' 홈페이지 캡쳐
    ▲ 김정남 암살 사건이 발생하기 두 달 전 美하와이에서 탈북 선교사 2명이 의문의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당시 발생한 교통사고 관련 하와이 'KITV4' 보도 일부.ⓒ'KITV4' 홈페이지 캡쳐

    김정남 암살로 북한 당국에 의한 '암살'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2016년 말 美하와이에서 일어난 교통사고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들이 북한 보위부의 위협을 받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종편 방송 ‘TV조선’은 20일 보도를 통해, 2016년 12월 美하와이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는데 사망자들이 북한인권 운동 등으로 북한 당국으로부터 테러 위협을 받고 있던 사람들이었다며 '암살' 의혹을 제기했다.

    ‘TV조선’에 따르면 2016년 12월 5일 오후 12시 30분쯤 美하와이 힐로 190번 도로에서 대형 덤프트럭과 소형 트럭이 충돌, 소형 트럭에 타고 있던 남일중(45세) 씨와 여성 현하은(45세)씨가 사망한 사고가 일어났었다고 한다.

    남 씨와 현 씨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고 한다. 그러나 덤프트럭 운전자는 경미한 부상만 입었다고 한다.

    ‘TV조선’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덤프트럭 운전자를 과실치사로 일단 입건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사고 고의성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목격자를 찾고 있다고 한다.

    하와이 현지 방송 ‘KITV4’도 사고가 발생한 당시 남 씨 일행의 사고 소식을 전한 바 있다. ‘KITV4’에 따르면 덤프트럭 운전자는 46세 호노카 만(Honoka'a man)이며, 사고 후 병원으로 후송된 남 씨와 현 씨는 각각 오후 6시 10분, 6시 11분에 사망했다고 한다.

    ‘KITV4’는 현 씨의 나이가 46세이고 거주 지역은 美하와이 카일루나코나라고 보도했다. ‘KITV4’는 “(사고 발생 당시 기준) 2016년 하와이에서 30번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이는 2015년 같은 기간에 17번보다 늘어난 것”이라고 전했다.

    남 씨 사망 소식이 뒤늦게 주목 받는 이유는 그가 북한 고위급 간부 출신이고, 탈북 후 북한인권단체와 함께 북한 인권 증진 및 선교 활동 등을 한 전력 때문이다. 남 씨는 탈북자들을 채용해 ‘유니콜’이라는 이름의 물류회사도 운영했다고 한다.

    이보다 주목할 만한 점은 북한 당국이 남 씨를 암살하려 했다는 것이다. ‘TV조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남 씨를 암살하기 위해 북한에서 파견된 여성간첩이 국정원 조사 과정에서 전향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덤프트럭 운전자 호노카 씨의 고의 사고 여부와 함께 북한 당국이 이 사건에 개입했는지 여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는 20일 “(남 씨 일행 사망과 관련해) 아직 정확하게 알려진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인권운동을 하는 탈북자를 암살하려 한 시도는 한두 번이 아니다. 2011년 간첩 안 모 씨는 대북전단을 살포해온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를 독침으로 살해하려다 국가정보원에 체포됐다. 안 씨는 조사 과정에서 “북한 정찰총국의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후 재판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은 안 씨는 2016년 만기 출소해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