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출국, 인니 수라바야-UAE 두바이-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거쳐 17일 평양 도착
  •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 암살의 용의자로 특정한 북한 남성 4명의 사진. 왼쪽부터 리지현, 홍송학, 오종길, 리재남.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 암살의 용의자로 특정한 북한 남성 4명의 사진. 왼쪽부터 리지현, 홍송학, 오종길, 리재남.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9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한 1차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의 암살에 관련된 사람이 이미 검거된 베트남·인도네시아 여성과 북한 국적의 리정철 외에도 북한 국적 남성 4명이 연루돼 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경찰 발표에 따르면, 리지현(33세), 홍송학(34세), 오종길(55세), 리재남(57세)으로 알려진 북한 남성들은 김정남 암살 당일 출국했으며, 현지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을 통해 국제수배령을 내리고 행방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19일 김정남에 대한 2차 부검이 끝난 뒤에 수사 결과 브리핑을 했지만, 정확한 사망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사건 직후 시신의 조직과 혈액 등을 보낸 말레이시아 국립 과학대 화학연구소의 실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매체가 “경찰이 뒤쫓고 있는 북한 남성 4명이 이미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말레이시아 중국어 매체 ‘중국보’는 “북한 남성 4명은 13일 말레이시아를 떠나,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UAE 두바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경유해 17일 북한 평양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경찰 브리핑에 따르면, 리지현, 홍송학, 오종길, 리재남 등은 지난 1월 말부터 2월 초순까지 일반 여권을 사용해 말레이시아에 입국했다고 한다.

    ‘중국보’는 또한 말레이시아 경찰이 붙잡은 북한 국적 용의자 리정철이 “나는 사건 당일 공항에 가지도 않았다, 김정남의 살인과 관련이 없다”는 진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보’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미 검거한 여성 2명과 리정철, 이름과 나이를 공개한 북한 남성 4명 이외에도 1명의 북한 남성과 신원을 파악하지 못한 2명을 뒤쫓고 있다고 한다. 이런 점 때문에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암살이 북한 당국이 조직적으로 저지른 사건이며, 청부 살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한국 통일부는 지난 19일 말레이시아 경찰의 김정남 암살 수사결과 발표 이후 “이번 암살은 북한 당국의 조직적 범행으로 추정된다”고 밝혔고, 미국 등 서방 국가들 또한 같은 의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