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본색 "박근혜·이명박 옹호? 비유와 반어, 청중들은 웃음 터트리기도"
  • ▲ 안희정 충남지사. ⓒ이종현 기자
    ▲ 안희정 충남지사. ⓒ이종현 기자

     

    '우클릭' 행보로 여론조사 지지율 매직넘버(20%)를 달성한 안희정 충남지사가 이번엔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에둘러 비난했다.

    안희정 지사는 대연정(여야 공동정부 구상)과 선별복지 정책 등으로 중도·보수층의 관심을 사로잡은 바다. 그 결과, 이달 대권주자 지지율 20%를 넘기는 성과를 달성했다. 그러나 보수정권의 두 전·현직 대통령 비꼬기로 인해 중도·보수층의 이탈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안희정 지사는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해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으나 뜻대로 안 됐다"고 비꼬았다. 지난 19일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즉문즉답 행사에서다. 그는 두 전·현직 대통령 평가에 대해 "누구라도 그 사람의 의지를 선한 의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반어적 표현이었다. 

    안희정 지사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선 "K스포츠-미르재단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사회적 대기업의 좋은 후원금을 받아 동계올림픽을 잘 치르고 싶었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그것이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747 공약' 등을 잘해보고 싶었을 것"이라며 "그 방법은 현대건설 사장답게 24조원을 들여 국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4대강에 확 넣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주도형 경제발전 모델로는 대한민국 경제발전 못한다는 걸 계산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의 747 공약은 7년 내 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이 골자다. 그러나 이 공약은 미국발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 실패한 정책으로 평가 받는다.

    안희정 지사의 이 같은 비꼬기는 '집토끼 잡기'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다만 좌파 진영 안팎에서도 그의 과도한 비꼬기에 눈살을 찌푸리는 모양새다. 안희정 지사의 속내가 의심스러운 눈치다.

    안희정 지사는 이를 의식한 듯 같은 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언론에서 제 발언 취지와 전혀 다르게 기사를 작성해서 보도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이명박 정부의 4대강이나,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얘기하면서 그들이 아무리 선의를 가지고 있었다 할지라도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선의라 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안희정 지사는 "(제) 비유와 반어에 현장에 있던 청중들은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국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어 온 제가 그들을 비호하다니…"라고 재차 해명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안희정 지사가 과도한 비꼬기 전략을 구사해 집토끼도 산토끼도 다 놓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실제 안 지사는 안 지사는 최근 선보인 우클릭 행보에 대해 "'중도·보수층의 표심 관련 선거공학'이 아니라 제 소신"이라고 밝히며 좌파 지지층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