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퇴진 춘천행동본부' 주최 '만민공동회'…김제동 '포퓰리즘적 주장'만 가득
  • ‘김제동과 함께하는 1만 촛불(이하 촛불집회)’가 19일 강원도 춘천 거두리 성우 오스타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방송인 김제동.ⓒ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김제동과 함께하는 1만 촛불(이하 촛불집회)’가 19일 강원도 춘천 거두리 성우 오스타 앞에서 열렸다. 사진은 방송인 김제동.ⓒ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대통령 탄핵 인용을 주장하는 촛불집회가 강원도 춘천에서 열렸다. 이번 집회는 민노총 강원본부 등이 주도하는 ‘박근혜퇴진 춘천시민행동’이 방송인 김제동을 불러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했다.

    ‘김제동과 함께하는 1만 촛불(이하 촛불집회)’는 19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춘천 거두리 성우 오스타 아파트 앞에서 열렸다.

    주최 측 관계자는 이날 집회에 1만 명의 춘천시민들이 운집했다고 주장했다.이날 행사는 1부 탄핵문화제, 2부 김제동의 만민공동회, 3부 김진태 의원실 앞까지의 행진으로 구성됐다.

    방송인 김제동은 집회가 시작된 지 40분이 지난 오후 5시 40분 무렵에야 현장에 도착했다.

    김제동은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제가 오늘은 무대 위 쪽 말고 (춘천시민들이 앉아있는) 가장 가운데로 일부러 왔다”면서 “오늘 이럴 때 박수를 받아야 할 사람은 바로 여러분”이라며 분위기를 띄우려 했다.

    김제동은 촛불집회가 열리기 전에 진행된 ‘태극기 집회’ 일부 참가자들이 촛불집회 장소로 들어오려다 경찰에 저지되는 이야기를 들었는지 '폭력'을 문제 삼으며 돌려서 비판했다.

    김제동은 “대한민국 국민들 대한는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권리가 있으며, 여기에 폭력이 포함되면 안 된다”면서 “좌·우, 보수·진보를 넘어서 공동체가 어떤 것인지 아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제동은 이어 대한민국 헌법 전문을 읽은 뒤 “우리 국민들이 잘 살 수 있게 하자는 것이 헌법 전문의 의미”이라면서 “그래서 (오늘) 그런 이야기를 나눠보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사진은 촛불집회가 진행 중인 모습.ⓒ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사진은 촛불집회가 진행 중인 모습.ⓒ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김제동은 이어 박정희 대통령을 언급한 뒤 “이 땅의 경제 발전을 이룩한 것은, 박정희 혼자가 아닌 60~80대 어머니, 아버지들 덕분”이라면서 “자기(박근혜 대통령) 아버지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아버지 어머니도 중요하다고 외칠 수 있어야 그것이 진짜 민주주의공화국”이라고 외쳤다.

    김제동은 “민주주의 공화국이라고 돼있기 때문에 19대 대통령 선거는 부통령을 뽑는 선거가 돼야 한다”면서 “대한민국 대통령은 이미 여러분들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라는 비현실적인 주장을 펴기도 했다.

    김제동은 또한 최순실을 언급한 뒤 “여러분들 그(최순실)가 부러우냐. 권한이 있어도 그렇게 하고 싶지 않죠”라고 물으면서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렇게 소박하다”고 주장했다.

    김제동은 정치인들을 싸잡아 '코미디언'이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가끔씩 기자들이 ‘너는 왜 자꾸 정치이야기를 하냐’고 물어본다”면서 “(기자들은) 그런 질문은 나한테 하지 말았으면 한다. 정치인들이 제발 코미디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자신의 정치적 행동을 합리화 했다.

    김제동은 2010년 이명박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을 방문했던 당시 “이명박부터 웃기면 어떻게 사냐, 당시 총 개머리판을 눈에 가져다 댔다”면서 “(그렇게 하면) 적을 쏠 경우 눈이 먼저 나간다”고 주장했다.

    김제동의 지적은,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가늠쇠와 가늠자가 제대로 정렬되었는지 보는 장면이었다는 '사실'을 왜곡한, 일부 좌익 진영의 주장을 '기정사실'화 한 것이었다.

    김제동은 2010년 연평도 포격도발 직후 안상수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주변 사람들이 연평도에서 보온병을 포탄 잔해라고 말한 것을 거론한 뒤 “뉴스를 보고 누가 웃으리라고 상상을 했겠냐, (그러니) 정치가 코미디를 그만둬야, 코미디언도 정치를 그만둘 것 아니냐. 각자의 영역을 넘보지 말자”고 비아냥 거렸다.

    김제동은 하지만 송영길 당시 인천시장이 연평도를 찾아 포탄 잔해 속에서 술병을 들어올리며 "야, 이게 진짜 폭탄주야"라고 말했다 망신을 산 사례는 언급하지 않는 편파성을 보였다.

    이후 김제동은 문답형식의 토크쇼 ‘만민공동회’를 진행했다. 김제동은 ‘교육’, ‘사법’ 분야 등에 대해 자기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그 주장 가운데는 현실적이지 않은 것들이 많았다.

  • 사진은 촛불집회 진행 중 현수막을 들고 있는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사진은 촛불집회 진행 중 현수막을 들고 있는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김제동은 “이명박 정부 때 영어를 잘하려면 ‘L’과 ‘R’ 발음을 잘해야 한다고 했다”면서 “그건 해외로 잘 안나가본 사람들의 말로 영어에서 발음은 필요없다”고 주장했다.

    김제동은 영어 교육에 목맬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며 “영어를 배우고 싶은 아이들만 해외로 나가서 공부하게 하면 되는 것”이라면서 “어른들이 그런 것도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국 GDP의 85% 내외가 무역을 통해 창출되고, 그 과정에서 외국어 능력이 기본이라는 점은 도외시한 주장이었다.

    김제동은 또한 "아이들은 뛰어놀아야 한다"면서 "학교 등교시간을 오전 10시 30분으로 늦춰야 한다"는 주장을 펴 청중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김제동은 법률 분야에 대해서도 자기 생각을 늘어놨다. 그는 “법무부 장관은 돈있고 힘있는 사람을 위해서가 아닌, 헌법에 의한 진짜 주권자인 우리가 힘이 있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금수저를 위한 법이 아닌 힘없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법이 (시민들의) 옆에 있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제동의 주장은 현재 사회적으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나도는 것이 '법률 적용'에 있어서의 문제가 아니라 '법률 자체'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논리로 풀이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김제동의 이 같은 주장에 법률을 만들고 고치는 정치권에 대한 비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김제동은 1시간 20분 가량 청중들로부터 그의 결혼 등 소소한 질문을 받은 뒤 여기에 그럴싸한 답변을 해 호응을 받는 형태로 '토크쇼'를 이어 갔다. 김제동의 답변은 "여성의 몸은 여성의 것이므로 결혼했다고 출산을 강요할 수 없다"는 등 '좌파 포퓰리즘'적인 발언들이 대부분이었다.

    김제동은 '토크쇼'를 마친 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를 읊고 이 자리를 떠나겠다”고 말한 뒤 다시 헌법 전문을 읽었다.

    김제동의 토크쇼가 진행되는 동안 촛불집회 주최 측은 ‘박근혜 구속’, ‘적폐청산’, ‘황교안 사퇴’, ‘김진태 아웃’이라는 구호를 계속 강조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김제동과의 만남이 끝난 뒤 마지막 순서로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거두리 오스타 아파트에서 출발해 춘천 안디옥교회 앞을 거쳐 춘천 하이마트를 지나 김진태 의원 지역 사무실까지 걸어갔다.

    김진태 의원 사무실 앞에 도착한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1시간 가량 "김진태 퇴진" 등을 외치며 소란을 피우다 자진 해산했다. 김진태 의원 사무실은 일요일이라 직원이 없어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촛불집회는 김진태 의원 자택 앞에서 진행된다는 이유로 시작 전부터 언론 관심을 받았다. 김진태 의원을 노린 집회가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집회 주최 측 관계자는 19일 “원래는 김진태 의원 지역 사무실 앞에서 해왔는데, 보수단체가 19일까지 집회신고를 했고, 부득이하게 장소를 옮겼다”면서 “하지만 옮긴 장소가 김진태 의원 집 앞인지는 몰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