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사회과학원 연구원 "김정남 정치적 영향력 없어…韓일부 세력, 사드 배치 가속화에 이용"
  • 북한·북핵 문제에 대해서 자유로울 수 없는 중국이 최근 관영언론을 통해 한국과 미국이 김정남 암살 사건을 빌미로 이를 악용한다는 분석을 내놔 눈길을 끈다. 사진은 '마카오일보' 관련 기사 일부.ⓒ'마카오일보' 홈페이지 캡쳐
    ▲ 북한·북핵 문제에 대해서 자유로울 수 없는 중국이 최근 관영언론을 통해 한국과 미국이 김정남 암살 사건을 빌미로 이를 악용한다는 분석을 내놔 눈길을 끈다. 사진은 '마카오일보' 관련 기사 일부.ⓒ'마카오일보' 홈페이지 캡쳐

    중국이 최근 관영언론을 통해 한국과 미국이 김정남 암살을 악용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을 내놔 눈길을 끈다.

    中관영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지난 17일 논평을 통해 “최근 한국 정계와 언론들은 김정남 암살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잇달아 '북한의 소행'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면서 “한국 내 일부 세력은 (김정남 암살을) 빌미로 ‘사드(THAAD)’ 배치에 속도를 내려한다”고 주장했다.

    랴오닝 사회과학원 연구원인 뤼차오(吕超)는 ‘환구시보’에 “한국 정계와 언론들에게 ‘김정남 암살’ 사건은 일종의 흥분제”라면서 “사실상 김정남은 정치적 영향력이 없는 인물인데도 불구, 한국의 일부 세력이 국내 정치 추문을 덮고 사드 배치를 가속하기 위해 이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뤼차오는 “사드는 군사 분야에서도 효용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면서 “또한 중국 정부의 반대 등 수용하기 어려운 부작용도 존재한다. 때문에 한국 정치인들은 지금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마카오의 ‘마카오 일보(澳門日報)’도 논평을 통해 “김정남의 죽음은 어떤 파장을 일으킬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한국과 미국을 싸잡아 비난했다.

    ‘마카오 일보’의 논리는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한국을 비롯한 서방 언론들이 사담 후세인을 폭군화한 것처럼,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도 '모종의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카오 일보’는 “김정남의 죽음은 일종의 ‘위험신호’”라면서 “이러한 나비의 날갯짓이 일으킨 파동이 한반도를 넘어 중국으로 오는 것을 매우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카오 일보’는 “중국은 한·미가 (김정남 암살을) 빌미로 북한에 대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의 조치를 취하는지 예의주시해야 한다”면서 “북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6자 회담 재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中정부는 지난 13일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북극성 2형’ 발사 도발 이후 급부상한 ‘중국의 對북한 책임론’을 의식한 듯 북한 태도 변화에 있어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겅솽(耿爽) 中외교부 대변인은 당시 정례브리핑에서 “(中정부는) 북한 탄도미사일 시험에 분명히 반대한다”면서 “우리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 대화를 통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환구시보’는 같은 날 논평을 통해 “북핵 문제는 근본적으로 한·미 양국 간의 문제”라면서 “중국은 문제 해결의 당사자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어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