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일보의 잘못된 주장

    미래미디어포럼 논평(2017.2.18.)

    2월 18일, 동아일보는 “박 대통령, 대한민국을 위해 고민할 때다”라는 사설을 통해
    박근혜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결과를 기다리지 말고 지금 당장 사표를 내라(하야 하라)고 주장했습니다.

    횡설수설 하고 있는 사설의 앞부분은 읽을 필요도 없습니다.
    동아일보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지금 당장 사표를 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사설의 하단부에 사용한 “탄핵 찬성 여론이 80%에 육박”라는 표현이 전부입니다.
    아래에 인용합니다.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박 대통령이 정상적인 국정 수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탄핵이 인용되면 대통령은 헌정 사상 최초로 파면당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기각될 경우에도 박 대통령이 내년까지 임기를 채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현재 탄핵 찬성 여론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국민의 신임’은 대통령을 떠났다.”

    위에서 볼 수 있듯이, 동아일보는 두 개의 추론(推論)을 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박 대통령이 정상적인 국정 수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추론은, “기각될 경우에도 박 대통령이 내년까지 임기를 채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입니다.

    동아일보가 이 두개의 추론을 입증하는 근거로 내세운 것은
    “현재 탄핵 찬성 여론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국민의 신임’은 대통령을 떠났다.”는
    단 한 줄의 문장입니다.

      대통령에게 사표를 내라고 말할 때는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해야합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 동아일보는 두 가지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80%”라는 통계수치의 인용이 과학적이지 못합니다. 언론사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는 누가, 언제,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방법으로 여론조사를 했는지를 반드시 말해야합니다.
    이런 기초자료 없는 통계수치의 인용은 ‘사기’입니다.
    동아일보가 ‘사기’를 치고 있다고 말해도 변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동아일보의 두 번째 오류는, ‘여론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으면 하야해야 한다’는 논리적 모순입니다. 여론으로 대통령을 하야시켜야 한다면, 사법부는 필요 없습니다.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서 촛불을 들고 외치면 대통령이 물러나야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이런 일, 즉 광장정치를 막기 위해 대통령의 탄핵을 헌법재판소에서 결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아일보는 닉슨대통령이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기 전에 자진 사퇴한 것을 예로 들고 있습니다.
    닉슨과 박근혜 대통령을 비교하는 것은 잘못된 비교입니다. 닉슨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잘못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최근 박근혜 대통령을 하야시키기 위한 음모의 증거(녹음테이프)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사법당국을 향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정말로 잘못한 것인지 아니면
    정권을 탈취하기 위한 음모의 희생자인지를 정확하게 밝히라고 요구해야합니다.
    이것만이 국론의 분열을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대통령에게 사표를 쓰라는 주장은
    정권을 탈취하기 위해 음모를 꾸민 것이 밝혀질까 봐 두려워하는 공모자들의 입에서 나올 만한 발언입니다. 

    2017년 2월 18일
    미래미디어포럼
    *미래미디어포럼: 바람직한 미디어세상을 연구하는 전·현직 언론인들의 모임입니다. 회장은 이상로(citylovelee@hanmail.net)이며 MBC출신의 대학교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