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기자간담회서 "또다른 계파정치로 옮겨갈 수 없다" 역설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 공동대표가 15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 공동대표가 15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박근혜정부가 실패한 이유는 계파정치, 패권정치 때문"이라며 "또다른 계파정치로 옮겨갈 수는 없다"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친문(친문재인) 패권세력을 겨냥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15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면,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뭐가 다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먼저 안철수 전 대표는 "정권교체를 마음에 둔 많은 국민은, 정권교체 자체보다는 어느 선택이 더 좋은 정권교체인지, 나라를 살릴 정권교체인지 판단할 것"이라며 5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정직 △깨끗함 △정치적 성과 △책임감 △미래대비의 다섯 가지가 기준인데, 이는 사실상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없는 이유나 마찬가지라, 안철수 전 대표가 '문재인 5 불가(不可)론'을 제시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안철수 전 대표는 우선 "누가 더 정직한 사람인가"라며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박 대통령을 보면서 한 번 더 확인해야 하는 사안이 됐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 총선에서 '호남이 지지하지 않으면 정계은퇴 하겠다'는 약속을 번복한 것을 비롯한 각종 '말바꾸기' 논란을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누가 더 깨끗한 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가"라며 계파패권주의를 지적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계파정치는 끼리끼리 나눠 먹는 것으로, 자기들끼리만 인재를 등용하고 모든 일을 하다보니 많은 인재들이 배제된 상태에서 정권이 운영된다"고 비판했다.

    얼핏 박근혜 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만, 전날까지 광주와 전북에서 논란이 됐던 참여정부의 인사차별까지 싸잡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철수 전 대표는 또한 "누가 실제로 정치적인 어려움을 뚫고 성과물을 만들었는가"라며 "나는 지난해 총선 때 혼자 창당해서 40석 가까운 정당을 만들었다. 정치역사상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정도이고, 현역 중에서는 나뿐"이라고 역설했다.

    '녹색 돌풍'을 일으키며 거대 양당구도를 깨고 다당제의 기반을 만들었던 자신과 달리, 문재인 전 대표는 당대표 시절 지독한 내홍을 수습하지 못하고 분당(分黨)을 맞이해 '있던 당'도 깨버리는 등 이렇다할 정치적 성과물이 없다는 점을 겨냥한 셈이다.

    다음으로는 "누가 책임지는 정치를 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은 시간관계상 "박 대통령이 책임지지 않아서 국가가 혼란한 상황에 빠졌다"라고 짧게 설명했지만, 이 역시 지난 2015년 당대표 시절 4·29 재·보궐선거 전패(全敗)와 10·28 재·보궐선거 참패 등 선거마다 연전연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지지 않고 자리를 지켰던 문재인 전 대표를 비판한 대목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는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누가 더 적합한 인재인지를 거론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산업화·민주화·정보화 시대가 지나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라며 "그런데 컴퓨터도 잘 못쓰는 사람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제대로 이끌 수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안랩 이사회의장, 카이스트(KAIST) 교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등을 역임한 안철수 전 대표가 현재 거론되는 대선주자 중 IT 및 과학기술 분야에서 가장 독보적이란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아울러 안철수 전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당 비례대표 1, 2번의 신용현·오세정 의원 역시 과학자 출신으로 국민의당의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집중도는 다른 정당보다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문재인 전 대표도 최근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신설을 비롯해 정부 주도형의 구상을 골자로 하면서 민간의 자율성에 대한 고려가 적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컴퓨터도 잘 못 쓰는 사람'이란 표현은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해 9월 트위터를 해킹당해 음란물로 '도배'당한 상황에서도 속수무책으로 수습하지 못했던 점을 빗댄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안철수 전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의 4차 산업혁명 공약에 대해 "새로운 걸 창조하고 만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율성"이라며 "모든 걸 정부가 주도하다 보면 오히려 자율성을 뺏기고 아무런 새로운 시도도 생기지 않는 법"이라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