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가 잘 살면 경제 살아나...정부 기업편향정책에 일자리 질 나빠져" 주장
  • ▲ 이재명 성남시장. ⓒ뉴데일리 DB
    ▲ 이재명 성남시장. ⓒ뉴데일리 DB

     

    "뭐 생각할 것이 있겠습니까. 별 생각 없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잠룡 이재명 성남시장이 14일 오후 서울공정포럼 창립식 초청강연회 후 '민주당발 최초 무료 공인인증서 도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언급한 말이다.

    민주당은 이번 경선을 통해 처음으로 선거인단 모집에 '무료 공인인증서 도입'을 시도한다. 그래서일까. 민주당발 무료 공인인증서 도입에 다양한 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역대 최대 선거인단 규모 탄생론' 및 '안희정 태풍론' 등이 그 하나다. 더욱이 무료 공인인증서 도입이 민주당 경선에서 결과를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를 이재명 시장이 모를 리 없다. 그러나 이 시장은 무료 공인인증서 도입에 따른 정치적 계산을 내려놓은 모양새다. 이 시장의 '이번 주 일정'만 살펴봐도 짐작할 수 있다.

    우선 이재명 시장은 이날 '금융노조 대의원대회-서울공정포럼창립식 강연' 등에 참석했다. 금융노조 대의원대회는 노동계의 한 집단으로 민주당과 우호적이라는 평가다. 서울공정포럼은 민주당 내 서울시의원들을 중점으로 한 정책모임이다. 오는 15일엔 국회의원회관에서 '기본소득토론회'에 참석하고, 오는 16일 청년유니온 등이 주최하는 '열정페이 피해사례 발표' 현장을 방문한다. 즉 이재명 시장이 민주당의 우호적 세력과의 스킨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집토끼 잡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재명 시장은 서울시의회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공청포럼 창립식 초청강연를 통해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 노동자가 잘 살면 경제가 살아난다. 그런데 정부가 점점 기업편향정책을 펼치기 때문에 노동자의 일자리 질이 나빠지고 있다"며 "정부가 조금만 신경쓰면 (노동자-경제) 성장한다"고 노동계를 격려했다.

    앞서도 이재명 시장은 KTX 승무원에서 해고돼 4,000일 간 투쟁 중인 김승하씨를 공동후원회장으로 영입했다. 또 금융노조와 함께 성과연봉제 폐지를 위한 정책 협약을 맺었다.

    이재명 시장의 이같은 행보와 관련 '집토끼 잡기의 배수진을 쳤다'는 게 야권 관계자들의 주된 전언이다. 배수진이 나온 배경에는 이 시장의 지지층과 당내 '대세론'을 구축한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층이 비슷한 색을 띄고 있다는 중론 때문이다.

    실제 두 잠룡의 지지층은 전반적으로 진보적 성향의 계층이라는 평가다. 달리 해석하면 이재명 시장이 격한 집토끼 구애를 통해 문재인 전 대표가 구축한 '온라인 10만 당원'의 표심을 흔들겠다는 전략이다.

    이재명 시장의 '집토끼 잡기' 배수진 전략엔 긍정적인 기류도 감지된다. 서울공정포럼창립식에 참석한 당내 서울시의원들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 포럼에 참석한 시의원 중 양준욱 의장과 조규영 부의장이 그렇다. 이 때문에 민주당 서울 당원들의 표심이 이 시장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 경우 서울을 넘어 수도권 전반에 걸친 이재명 지지층이 구축될 수 있다.

    민주당이 수도권 강세 정당인 점도 이같은 시나리오의 분석에 힘을 더하고 있다. 민주당은 서울 총 49석 중 35석을, 경기 총 60석 중 40석을, 인천 총 13석 중 7석을 지난 4·13총선을 통해 확보한 바다.

    이에 야권 내에선 "이재명 시장의 집토끼 잡기 배수진과 경선 내 무료 공인인증서 도입 여파 등으로 민주당 경선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