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측 '차차기론' 겨냥 "꽃으로라도 안 때려" 페어플레이 거듭 요구
  • ▲ 안희정 충남지사. ⓒ이종현 기자
    ▲ 안희정 충남지사. ⓒ이종현 기자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법원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기각을 옹호한 이유와 관련해 '삼권분립의 원칙'을 강조했다.

    사실 이재용 부회장을 옹호하는 취지라기보단 삼권분립과 법·제도의 원칙이 바로 서야 더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게 안 지사의 설명이다. 지난달 19일 법원은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특검팀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안희정 지사는 13일 밤 SBS '대선주자 국민면접'에서 '대통령 지원자'로 출연해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 기각을 옹호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권분립의 원칙을 존중하고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안희정 지사는 "그리고 법원의 판단이 국민의 법 감정과 어긋난 것은 유감"이라며 "(다만 누구에게나)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 공평하게 적용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안 지사가 이같이 답한 배경에는 '이재용 부회장 영장 기각 내용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에 실망했다'는 누리꾼 질문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안희정 지사는 자신을 향한 또 다른 부정 여론은 '문재인 도우미'라는 꼬리표에 대해 "처음엔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안 지사는 "(문재인 도우미 등 구설에 대해) 좀 더 날을 세우라고들 했다. (그러나) 내 소신을 안 묻고 상대방을 비방하라고 하는가라고 되물었다"고 이같이 털어놨다. 이어 "야권 DNA는 도전과 역경이다. 71년 '40대 기수론'을 꺼낸 김대중 대통령도 열세의 상황에서 도전했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은 '이인제 대세론'을 맞이해 역전했다"고 덧붙였다.

    안희정 지사는 그러면서 '야권의 선두 잠룡'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향해 강한 도전 의지를 피력했다. 안 지사는 "저 나름대로 도전해야 할 확고한 의지가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 뒤를 보면서 제 나름대로 느낀 게 있다. 가능하면 '꽃'으로라도 때라지 않는다는 것. 민주주의는 대화와 타협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안희정 지사가 언급한 "꽃으로라도 때리지 말자" 발언은 최근 문재인 전 대표가 '안희정 차차기론'을 꺼낸 것에 따른 견제구로 보여진다.

    안희정 지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무한한 사랑도 표현했다. 안 지사는 "노무현 대통령은 희망을 줬다. 두툼한 월급봉투를 주진 못했지만 희망을 줬다. 그를 사랑하고 좋아했다"며 "노 대통령 참 통합과 원칙을 위해 싸웠는데 너무 힘든 인생을 살았다. 살아온 인생 속에서 보면 늘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을 배운 것 같다"고 밝혔다.

    안희정 지사는 사드배치 문제에 대해선 '한미동맹'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를 취했다. 안 지사는 '사드배치에 따른 생각'을 묻는 질문에 대해 "당장 (사드배치를) 거부하는 것은 한미동맹을 휘두를 수 있는 뇌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뇌관을 건드리면 (외교) 문제를 풀 수 없기 때문에 다자 안보체계의 틀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안 지사의 부가설명이다.

    안희정 지사는 자신의 기치인 '시대교체'에 대해선 "국가의 주요한 정책이 있다면 시민들과 함께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나가야 한다"며 "시민들은 지방자치를 통해서 일상 속 더 많은 참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장의 촛불민심이 '기존 정치권'에 실망했기 때문에 새로운 정치가 들어와야 한다는 게 안 지사의 주장이다.

    안희정 지사는 프로그램의 마지막 질문인 '어떤 지도자로 기억되고 싶은가'에 대해선 "평범한 시민의 상식으로 충분히 이해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