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캘리포니아, 조지아에서도 ‘인공기’ 게양…‘반미’ 외치며 미국 국적·생활 고집
  • ▲ 지난 1일 오후 7시(현지시간) U.C버클리大에서 일어난 폭동 현장. ⓒ美폭스뉴스 속보화면 캡쳐
    ▲ 지난 1일 오후 7시(현지시간) U.C버클리大에서 일어난 폭동 현장. ⓒ美폭스뉴스 속보화면 캡쳐


    지난 1일 오후 7시 무렵(현지시간) 美L.A 소재 U.C 버클리大에서는 우파매체 ‘브라이트 바트’ 편집장 밀로 야노풀로스의 교내 강연에 반대하는 폭력시위가 일어났다.

    폭스뉴스, NBC뉴스 등 美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칭 학생’이라고 주장한 시위대 1,500여 명은 밀로 야노풀로스의 강연이 열릴 예정이던 학생회관으로 달려가 경찰 저지선을 향해 돌과 폭죽을 던지고, 창문 등 학교 기물을 파손하고 불을 지르는 등 폭동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U.C 버클리 재학생 1명이 다쳤고, 밀로 야노풀로스는 강연을 취소하고 급히 피신했다고 한다. 밀로 야노풀로스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들의 행동은 자기네 주장 이외에는 언론의 자유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드러낸 것”이라면서 “사회에서 ‘자칭 진보좌파’라는 사람들이 스스로 패배자라는 점을 보여준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전날 LA에 있는 다른 대학에서도 ‘자칭 진보좌파’의 소행으로 보이는 사건이 있었다. USC大 캠퍼스 내 학생 아파트에 대형 ‘인공기’가 걸린 일이다.

    ‘뉴시스’와 ‘미주 중앙일보’ 등 美한인매체에 따르면, 지난 1월 31일 ‘자유대한 지키기 국민운동본부’ 등 LA지역 우파단체 회원들은 박근혜 대통령 누드 패러디 그림 전시회를 주최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우파단체 회원들은 LA 총영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인 뒤에는 USC 캠퍼스 안의 버몬트街 30번지에 있는 ‘시티 파크 아파트’로 몰려 갔다고 한다. 여기에 대형 인공기가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우파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후 4시 경 아파트 앞에서 ‘인공기 철거’를 요구하는 항의시위를 벌였고, 얼마 있다 학생으로 보이는 한 젊은 남성이 나와 ‘인공기’를 걷어갔다고 한다.

    美한인매체에 따르면, USC大에는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인데 특히 중국 학생들이 많다고 전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할 수 있다. 그러나 美한인매체들을 검색한 결과 LA를 비롯한 샌프란시스코 일대에서는 한국계 미국인이 ‘인공기’를 게양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었다.

  • ▲ 지난 1월 31일 오후 4시(현지시간) LA우파단체 회원들은 USC 대학 내에 있는 시티파크 아파트 앞에서 '인공기 철거 촉구' 시위를 벌였다. 시위 후 인공기를 걷어가는 한 동양계 남성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월 31일 오후 4시(현지시간) LA우파단체 회원들은 USC 대학 내에 있는 시티파크 아파트 앞에서 '인공기 철거 촉구' 시위를 벌였다. 시위 후 인공기를 걷어가는 한 동양계 남성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5년 3월 5일(현지시간) 미주 한국일보는 “산호세에서 산타크루즈로 넘어가는 17번 도로 정상에 있는 한 햄버거 가게가 인공기를 게양해 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햄버거 샵을 운영하는 한국계 미국인 황 모 씨는 2005년부터 ‘Dokdo belongs to Korea’라는 배너를 설치해 美한인매체에도 소개된 적이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미주 한국일보가 황 씨를 만나 ‘인공기’를 게양한 이유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17번 도로를 지나는 사람이 하루에 3만 명이 넘는데, 인공기 게양에 대해 물을 때마다 ‘미국이 통일을 막아 남북이 분단된 것이라고 대답한다. 나는 근본적으로 백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미국은 한반도 통일의 적이다.”

    이에 미주 한국일보 기자가 “통일의 적이라는 미국 땅에서 왜 살고 있냐”고 묻자 “미국은 원래 인디언 땅인데 백인들이 점령해 1,600만 명을 학살해서 뺏은 곳이다. 이 땅은 백인들의 것이 아니고 미국 정부 것도 아니다. 하나님의 땅일 뿐이다. 누구나 살 수 있는 곳”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황 씨는 또한 “남북은 원수가 아니고 적도 아니다. 형제의 나라인데 체제가 다를 뿐”이라며 “북한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는 것도 미국에서 통제하는 이유도 포함된다”는 주장을 폈다고 한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황 씨는 인공기와 함께 중공 오성홍기, 중동국가 국기도 함께 게양해 놓고 있으며, 인공기와 태극기를 나란히 게양해놓고 “통일을 염원하는 뜻”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같은 해 여름에는 조지아州 애틀랜타에서도 ‘인공기 게양’ 사건이 일어났다.

    2015년 7월 14일(현지시간) 미주 중앙일보는 “한인회관 맞은편에 인공기 게양”이라는 기사를 통해 “애틀랜타 한인회관 맞은편 대형교회가 14일 태극기와 함께 북한 국기인 인공기를 게양했다가 한인회 측 항의를 받고 이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당시 미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는 교회 측의 실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해당 교회는 한국인 신도들에 감사하는 뜻에서 성조기와 이스라엘 기, 태극기를 매일 게양하고, 남은 3곳에는 신도들의 출신국 국기를 돌아가면서 걸어 왔다고 한다. 그런데 한 신도가 ‘D.P.R.K’를 국적이라고 적었고, 교회 근무자가 이를 보고는 북한 국기라고 생각도 못하고는 인공기를 사와서 게양했다는 것이다.

    한편 ‘인공기’를 게양한 교회 맞은편에는 애틀랜타 총영사관이 있는데, 한국 외교관들은 인공기가 게양된 지도 모르고 있었다고 답해 교민들의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2014년 4월 전후 ‘세월호 사건’ 당시에서 보듯 미국에서는 한국계 미국인이 ‘인공기’를 게양하거나 ‘반미’에 열을 올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런 이들은 최근에는 ‘反트럼프 시위’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반미’를 줄기차게 외치는 한국계 미국인 가운데 미국 국적을 포기하거나 현지에서의 일을 접고 북한으로 가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바마 정부 시절에는 북한을 ‘미국의 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인공기’를 게양하거나 북한 체제를 찬양해도 별 다른 제재가 없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출범 전부터 북한을 ‘미국의 적’이라고 천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미국 내에서 ‘반미 종북’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에게는 불이익이 가해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