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찾아 "다시 손 잡아달라" 표심 구애...'혁신도시 확장' 공약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3일 오후 전남 나주시 광주전남발전연구원 8층 강당에서 열린 '혁신도시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3일 오후 전남 나주시 광주전남발전연구원 8층 강당에서 열린 '혁신도시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시스

    호남 민심 공략에 나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자신을 둘러싼 이른바 '비선 실세' 논란 등에 대해 "제 아내 말고 비선이 없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언론포럼에 참석해 "아직 (대선)캠프를 구성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보면) 친문(친문재인)이라고 할만한 분들이 거의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친문 패권주의' 논란을 강하게 부인하며 "제가 당대표할 때도 매번 흔들려 딱하다고 하지 않으셨나. 제가 당대표 할때 패권을 휘둘렀다고 생각하시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정치권 안팎에서는 문 전 대표의 최측근 보좌진 실세와 관련해 '문재인의 최순실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야권의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11일 문 전 대표를 겨냥, "지금 대통령 후보자로 가장 지지율이 높은 사람 측에도 그런(비선실세) 사람들이 형성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여의도에 돌고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가 자신에게 '비선세력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아내를 거론한 것과 관련, 일각에선 유력 대권후보의 발언이라기엔 부적절한 것 아니냐 비난도 나온다. 역대 정권에서 영부인과 관련된 비리사건이 적잖게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노태우 대통령 시절 영부인의 고종사촌인 박철언 전 장관은 당시 '6공화국 황태자'로 불리며 정권 실세 노릇을 했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 비리사건 당시에도 권양숙 여사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었다.
  • ▲ 지난 20일 오후 남구 근로복지회관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울산 온-오프라인 지지자모임인 'NEXT울산의 밴드회원 1000명 돌파기념 초청토크쇼에 문재인 전 대표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최재성 전 의원이 토크쇼 패널로 함께하고 있다.ⓒ뉴시스
    ▲ 지난 20일 오후 남구 근로복지회관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울산 온-오프라인 지지자모임인 'NEXT울산의 밴드회원 1000명 돌파기념 초청토크쇼에 문재인 전 대표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최재성 전 의원이 토크쇼 패널로 함께하고 있다.ⓒ뉴시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전 대표의 부인 김정숙 씨는 지난해 9월부터 매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해 각종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어 그 배경을 두고 지역 정가로부터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김씨는 최근에도 경로당과 복지시설 등을 찾아 지역 종교지도자, 시민사회활동가를 비롯, 각계각층의 시민들과 상당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내부에선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순수한 자원봉사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하지만, 일각에선 그만큼 정치적 야심이 강하다는 반증으로, 문 전 대표가 대권을 거머쥘 경우 김씨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안 봐도 눈에 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호남 표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그는 "(저를 향한) '패권주의'라는 말은 과거에는 '친노패권'이라고 했다가, 제가 대선후보가 되니 '친문패권'으로 바뀌었다"며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패권을 추구했다고 혹시 믿으시느냐. 노 전 대통령은 당내 패권을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다"고 패권주의 논란을 반박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한국전력 인근의 전남 나주 광주전남연구원에서 가진 혁신도시 입주자들과 간담회 자리에서도 "혁신도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많이 아는 이유는 저희가 한 사업일 뿐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과 제가 지방사람이기 때문"이라며 참여정부 당시 추진했던 혁신도시를 확장해나가겠다고 공약했다.

    이후 문 전 대표는 전남 나주의 남평문씨 문중(門中) 서원을 찾아 "호남 인재를 대거 발탁하고 호남에서 큰 정치적 인물이 나올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며 호남표심을 구애했다.

    남평문씨인 문 전 대표는 시조를 모시고 있는 남평읍 장연서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제가 받는 공격을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제일 앞서가니까 대표 선수니까 그렇게 공격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정권교체를 자신했다.

    그는 "또 이 세상에는 이렇게 정권교체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세력이 많이 있다"며 "그런 사람들이 그렇게 공격을 하고 있는데 우리 일가 어르신들과 함께 많은 공격을 정면돌파해서 반드시 이겨내겠다"고 주장했다.

    남평문씨 종친회 측은 문 전 대표의 방문에 "45만 문가(文家)는 왕족이 되기를 원한다. 문재인 대표께서 우리를 왕족으로 만들어달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호남홀대론과 관련해 "저희가 많이 부족했지만 호남을 의도적으로 홀대하거나 인사에서 차별을 가한 것은 전혀 없다"며 "제가 처음으로 호남에서도 지지받고, 영남에서도 지지받고 전국 각 지역에서 골고루 지지받는 그런 대통령이 한번 되겠다"고 호남의 지지를 강하게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