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호남중진과 '소맥 회동'… '연대론' 둘러싼 당내 갈등 봉합 의지 드러내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22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일가정양립지원본부에서 '강철수와 국민요정-대한민국 정정당당 토크쇼'를 가졌다. 안 전 대표가 행사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22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일가정양립지원본부에서 '강철수와 국민요정-대한민국 정정당당 토크쇼'를 가졌다. 안 전 대표가 행사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국민의당 안 전 대표가 22일 2박 3일간의 호남 일정을 시작하며 텃밭 민심 되찾기에 나섰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이 일어난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을 방문해 "5·18 당시 발포 명령자를 찾는 것은 다음 정부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광주 지역구 의원들과 오찬을 가졌다. 권은희·김경진·김삼화·송기석·이용주·장병완·최경환 의원 등이 동석했고 박주선 부의장과 천정배 전 대표는 일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 

    이후 안철수 전 대표는 광주시 일·가정양립지원본부 3층 대강당에서 열린 '강철수와 국민요정들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시민들과의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여기에는 지난 최순실 청문회 때 각각 '쓰까요정', '버럭요정'이란 별명을 얻은 국민의당 김경진·이용주 의원이 함께했고 강연재 부대변인이 사회를 맡았다.

    행사 시작 전부터 미리 준비된 좌석 380여석이 꽉 찼으며 시민들은 통로와 무대 바닥 곳곳에 앉거나 서서 행사를 지켜봐야만 했다. 당 광주시당의 추산에 따르면 2000여 명이 참석해 한번 자리를 잡으면 옮기기 어려울 정도로 북적였다. 

    안철수 전 대표는 토크콘서트에서 '정의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강조하며 검찰개혁·재벌개혁·블랙리스트 등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안철수 전 대표는 "제가 정치하면서 이루고 싶은 게 딱 하나가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며 "경제성장은 실력이 '빽'을 이기게 만들면 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왜 이렇게 힘든가. 그것은 미래성장동력이 없어서가 아니라고 본다"라며 "불공정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실력을 갖고 있어도 빽과 힘(이 있지만 실력이 없는)에 그냥 지니까 미래에 대한 희망도 갖지 못하고 도전하지도 않고 그러니까 경제는 활력을 잃고 경제 성장률은 떨어지고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기업과 기업주에 대해서는 "기업은 우리나라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든다. 경제 활동의 주체"라고 띄우면서 "문제는 기업주다. 만약 정말 성실하게 법을 잘 지키면서 창의적으로 노력해서 경제를 살리고 세금도 많이 내고 일자리도 많이 만들면 그런 분들은 전국민이 존경하고 칭찬해야한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반면 "반대로 불법적인 행위로 자기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가는 처벌해야한다"라며 "반기업정서의 실체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반 부패기업정서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사 3부에서는 김경진 의원과 이용주 의원이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를 검증하는 '안철수 버럭쓰까 깜짝청문회'가 진행됐다.

    이용주 의원이 "2011년도에 서울시장을 나가네마네, 그때 박원순 시장에게 양보했다. 왜 양보했나"라고 묻자 안철수 전 대표는 "정치할 생각이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2017년 올해 대선에 안나가는거 아닌가"라고 재차 묻자 안철수 전 대표는 "아니다. 노(NO)!"라며 완주 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이용주 의원이 "지지율이 바닥을 기고 있지 않냐, 예스, 노로 대답하라"고 하자 안철수 전 대표는 "지금 답변을 안하면 18번 물어볼 듯 싶다"라는 등 청문회 당시 상황을 재연하며 시민들에게 웃음을 안겨줬다. 

    안철수 전 대표는 "제가 굉장히 잘 참는 사람이다. 리베이트 조작사건 때문에 국민의당이 상처를 입었는데 저는 당을 살리기 위해 (대표직을) 내려놨고 6개월간 인고의 시간 보냈다"라며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고 제가 해야할 일을 묵묵히 하면 국민들이 평가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열린 시민들의 질문코너에서는 호남민들의 질타와 함께 격려가 이어졌다. 시간 관계상 행사를 마치려하자 "왜 질문을 안받냐"라며 항의하자 추가질문을 받기도 했다.

    한 시민은 "국민의당이 한살을 먹고 이런 행사를 하는 것을 보고 미래가 보인다"라며 "친박(親박근혜)·친문(親문재인)은 제외하고 국민의당이 대권후보들을 품어서 거기서 경쟁을 하면 분명히 강철수의 지지율은 오를 거라고들 말한다"고 지지했다. 

    한 노인은 "제일 실망한 것은 연대하면서 김종필 전 총리를 찾아가고 손학규 전 대표를 찾고 그러면 안된다. 우리가 힘을 기르면 (그쪽에서) 찾아서 들어온다"라며 안철수 전 대표의 자강론에 힘을 실어줬다.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박지원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 조배숙 정책위의장, 장병완 의원과 만찬을 함께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실 제공=뉴데일리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박지원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 조배숙 정책위의장, 장병완 의원과 만찬을 함께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실 제공=뉴데일리

    한편 안철수 전 대표는 광주일정을 소화한 후 곧바로 서울로 올라가 당내 호남 중진 의원들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소맥 회동'을 했다. 

    안철수 전 대표의 제안으로 성사된 이날 만찬 회동에는 박지원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 조배숙 정책위의장과 장병완 의원 등이 자리했다. 

    평소에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진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직접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소맥)를 만들어 돌리고 본인도 한 잔을 마셨다. 

    최근까지 '연대론'을 놓고 빚었던 당내 논란과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된 당의 지원을 안고 가려는 안철수 전 대표의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만찬 후 박지원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전 대표가 중진들과 대화가 좀 부족하지 않았느냐는 문제를 제기했다"며 "집권에 대해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 적은 숫자지만 의원들이 분야별로 최선을 다하자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호남 의원들과 안철수 전 대표와의 갈등은 전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자리였다"며 "안철수 전 대표는 작전을 잘 짜서 승리할 수 있게 하자고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가능한 많은 분들이 모일 수 있을 때 여러 가지 고민했던 부분들에 대해 말씀을 들었고, 지금보다 10배 더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드렸다"면서 "계속 이런 자리를 가지기로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