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15년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공연 모습.
    ▲ 2015년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공연 모습.
    국립극단이 올해 '기억과 욕망'이라는 주제 아래 21편의 다양한 작품으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지난 3년간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작품을 선보여 왔던 국립극단은 2017년 현재 우리 모습의 근원인 과거에 대한 '기억'과 앞으로의 행동에 방향키를 쥐어주는 '욕망'을 주제로, 다양한 시각에서 한국인의 모습을 바라볼 예정이다.

    국립극단은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 '청소년극' 제작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창작극 개발과 젊은 연극인재 육성에 힘쓴다. 레퍼토리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과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가 재공연하고, 지난해 프랑스 오를레앙 국립연극센터와 공동 제작한 '빛의 제국'은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 중소도시에서의 투어를 진행한다.

    먼저 2015년 최고의 작품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1/18~2/12 명동예술극장)이 첫 포문을 연다. 기군상이 쓴 중국 고전을 '각색의 귀재' 고선웅의 손을 거쳐 완성시켰으며, 그해 국내 내로라하는 각종 연극상을 휩쓸었다. 조씨가문의 마지막 핏줄 '조씨고아'를 지켜내는 필부 '정영' 역의 하성광 배우를 포함해 초연의 출연진들이 모두 함께한다.

    대한민국 대표 배우 이혜영이 과거 자신의 가족을 배반하고 사랑을 선택한 여인 '메디아'(2/24~4/2 명동예술극장)로 다시 한 번 무대에 선다. 지난해 '겨울이야기'로 호평을 받은 헝가리의 국민 배우이자 연출가 로버트 알폴디가 연출을 맡아 그리스 비극의 무게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다.

    민간극단에서 하기 어려운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로 지난해 '산허구리'에 이어 '가족'과 '제향날'을 선보인다. 이용찬의 '가족' (4/21~5/14 명동예술극장)은 혈육적 가족에, 채만식의 '제향날'(10/12~11/5 백성희장민호극장)은 역사적 가족에 초점을 맞춘다.

    2015년 초연된 낭만 활극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5/4~5/21 백성희장민호극장)가 재공연된다. 원작 희곡 '시라노 드 베르쥬락'에 담긴 독설과 유머, 재기 넘치는 대사와 화려한 시구로 가득한 낭만적 사랑은 김태형 작가의 각색을 거쳐 더욱 업그레이드 됐다. 서울 공연 이후 지방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연극계의 거장 오태석의 대표작 '로미오와 줄리엣'(5/25~6/18명동예술극장)도 기대작이다.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웨딩드레스'가 당선돼 등단한 그는 올해로 데뷔 50년을 맞았다. 1995년 초연된 '로미오와 줄리엣'은 국어의 운율을 살린 리듬감 넘치는 대사, 전통적 무대와 의상 등으로 한국적 재해석의 표본으로 손꼽힌다.

    연극계의 대표 극작가 배삼식과 뮤지컬을 넘어 영화에까지 지평을 넓힌 작가이자 연출가 장유정이 각각 '1945(가제)'와 '한국인의 초상2'를 무대에 올린다. 신작 '1945'(7/5~7/30 명동예술극장)는 굴곡 많은 한국의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민초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풀어낸다.

    국립극단이 창작극 개발의 일환으로 공동창작에 방점을 두고 시작한 '한국인의 초상'은 2016년 고선웅 연출에 이어 올해는 장유정 연출이 맡는다. '한국인의 초상2'(9/6~9/25 명동예술극장)는 국립극단 시즌단원이 참여하며, 여성적 시각으로 바라본 현대 한국 사회와 한국인에 대해 과감하고도 섬세한 질문들을 던진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극작가들의 시선으로 한국인을 바라보는 다섯 편의 연극이 '한민족디아스포라전'이라는 이름으로, 6월부터 7월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과 소극장 판에서 연달아 공연된다. 작품은 영진리의 '용비어천가', 줄리아 조의 '가지', 인스 최의 '김씨네 편의점', 인숙 차펠의 '이건 로맨스가 아니야', 미아 정의 '널 위한 날 위한 너'이다.

    국립극단이 2017년에도 두 편의 '말들의 집'과 '아는 사이' 청소년극 신작을 발표한다. '말들의 집'(11/17~12/3 백성희장민호극장)은 박춘근 작가가 2016 미국 케네디센터 'New Visions New Voices'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오랜 시간 단계적 과정을 거쳐 개발된 작품이다. '아는 사이'(10/13~10/29 소극장 판)는 20대 신인작가 황나영이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나 이야기 하지 않는 소녀들의 사랑을 솔직담백하게 그려낸다.

    국립극단은 2016년 시즌단원이 총출동한 '실수연발'을 통해 한해를 마무리한데 이어 셰익스피어의 '십이야'(12/6~12/28 명동예술극장)로 2017년의 대미를 장식한다. '십이야'는 쌍둥이 남매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소극으로, 기존에 작품 속에서 소외되었던 인물 말볼리오에게도 초점을 맞춰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 2017년 국립극단 연간 공연 정보

  • ▲ 2015년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공연 모습.
    [사진=국립극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