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양방송 "913페이지 87번, 759페이지 67번, 22페이지 64번…"
  • 북한이 22일 남파공작원 지령용으로 추정되는 '난수(亂數)' 방송을 또 내보냈다. 사진은 北'조선중앙방송' 선전영화 일부.ⓒ北선전매체 영상 캡처
    ▲ 북한이 22일 남파공작원 지령용으로 추정되는 '난수(亂數)' 방송을 또 내보냈다. 사진은 北'조선중앙방송' 선전영화 일부.ⓒ北선전매체 영상 캡처

    북한이 22일 남파공작원 지령용으로 추정되는 '난수(亂數)' 방송을 또 내보냈다. 2017년 들어 세 번째 '난수' 방송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 '평양방송'은 22일 오전 0시 15분 "지금부터 21호 탐사대원들을 위한 원격교육대학 정보기술 기초 복습 과제를 알려드리겠다. 문제를 부르겠다"면서 "913페이지 87번, 759페이지 67번, 22페이지 64번…"이라는 식의 숫자를 읽어 내려간 뒤 같은 내용을 한 차례 반복했다고 한다.

    이날 아나운서가 낭독한 숫자는 지난 1월 8일 방송된 것과 같은 내용이다. 북한은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난수' 방송을 중단했다가 16년 만인 2016년 이를 재개했다.

    북한은 보통 2~ 3주 간격으로 '난수' 방송을 실시하고 있으며, 5일 만에 전혀 다른 내용의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북한의 변칙적 '난수' 방송 실시 행태와 재개 목적을 두고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현재 국내 북한전문가들은 북한의 '난수' 방송 재개이유에 대해 ▲남파간첩 지령 하달용 ▲한국 정보기관 및 방첩기관 혼란 유발용 ▲대남 긴장 조성용 ▲남파간첩 훈련 차원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이유와 목적은 아직 모르는 상황이다.

    정부는 북한이 '난수' 방송을 내보내는 것과 관련해 "북한은 구태의연하고 불순한 의도의 기도를 중지해야 한다"고 비판하면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행동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또한 북한이 '난수' 방송을 재개한 이유·목적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가능하다"면서도 '대남 심리전의 일환'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이 남파간첩들에게 지령을 내리는 수단으로는 '난수' 방송 외에도 ▲실제 접선 ▲무인포스트(간첩장비 비밀 매설장소)를 이용한 데드 드롭 ▲인터넷 ▲팩스 ▲국제전화 및 국제우편 등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