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조직 '대쉬(ISIS)' 격퇴 선언도…트럼프 "지구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할 것"
  • 미국의 제 45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20일(현지시간) 취임식을 가지고 새로운 美행정부의 출발을 알렸다. 사진은 취임사에 앞서 참석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트럼프 대통령.ⓒ美'폴리티코' 중계영상 캡쳐
    ▲ 미국의 제 45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20일(현지시간) 취임식을 가지고 새로운 美행정부의 출발을 알렸다. 사진은 취임사에 앞서 참석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트럼프 대통령.ⓒ美'폴리티코' 중계영상 캡쳐


    도널드 트럼프가 20일(현지시각) 제45대 美대통령에 취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분 가량의 취임사를 통해 '국민중심 시대',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새로운 미국'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美'CNN', '워싱턴포스트(WP)', '폴리티코'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은 다소 흐린 날씨에도 수십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광과 환호 속에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빨간색 넥타이와 남색 계통의 코트를 입고 군중들 앞에 선 트럼프는 먼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100만 명에 가까운 참석자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지미 카터, 빌 클린턴, 조지 W.부시, 버락 오바마 등 전 미국 대통령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 내외에게 "인수 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여사께서 보여주신 사려 깊은 도움에 감사드린다"면서 별도의 인사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사 '키워드'는 '국민으로의 권력 이양'이었다. 그는 "오늘 취임식은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서 "오늘 우리는 권력을 한 정부에서 다른 정부, 한 정당에서 다른 정당으로 이양하는 것이 아닌, 미국 국민 여러분께로 이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수도 워싱턴에 혜택이 집중돼 있었다면서 "기득권 세력은 자기 자신들만을 지켰을 뿐 우리 국민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득권 세력은) 우리 수도에서 축포를 쏘아 올렸지만, 이 나라 곳곳에서 고통에 신음하는 가족들에겐 축하할 일이 없었다"면서 "그 모든 것이 바로 지금 여기서부터 바뀔 것이며, 이 순간은 바로 (국민) 여러분의 순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로 '하나의 미국'을 강조했다. 그는 '가난', '교육제도', '범죄조직', '마약' 등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어두운 현실을 되짚으며 "이 같은 미국의 참상은 바로 지금 여기서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하나의 국가다. (어두운 현실에 처해진) 그들의 고통은 우리의 고통, 그들의 꿈은 우리의 꿈"이라면서 "그들의 성공은 우리의 성공이 될 것이다. (때문에) 미국은 하나의 마음을 가지고 이와 같은 영광스러운 여정과 운명을 향해서 걸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사 세 번째 키워드는 '미국 우선주의'였다. 그는 취약해진 미국의 산업 인프라와 미군의 전력 약화 등을 지적하며 "미국을 위한, 미국 제일의, 미국 우선의 국가가 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외국 기업들만 배를 불리고 미국 기업들은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면서 "다른 국가의 군부만 지원하고 정작 미군의 전력은 점점 약화됐으며, 또한 다른 국가의 국경을 지켜줬지만 우리의 국경은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수 조 달러를 해외 파병에 썼다"면서 "그동안 미국의 인프라는 제3국가 수준으로 몰락했으며, 미국 때문에 다른 국가들은 부유해졌지만 우리의 힘은 사라지고 말았다"고 개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부와 명예, 국경, 일자리를 다시 찾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며 "무역, 조세, 이민 또는 외교관계든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미국 근로자를 염두에 두고 우리들의 가족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정책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국가의 무역 공격과 불공평한 수출로부터 우리의 일자리와 공장을 지켜, 다시는 (미국인이) 일자리 잃는 경우가 없도록 할 것"이라면서 "특히 무역장벽, 보호무역을 통해 보다 강하고 번영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우려하는 다른 국가들의 시선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다. 그는 "모든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면서 "미국은 우리 생활 방식이나 국력, 국익을 다른 나라에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 미국은 다른 나라에 모범적인 본보기가 됨으로써 (타국과) 우호, 친선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관계 강화와 새로운 동맹 결성을 통해 테러조직 '대쉬(ISIS)'를 격퇴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드시 테러조직 '대쉬(ISIS)'를 격퇴해 지구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 말미에서 미국인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그는 "미국인이 굳건한 결의와 의지를 가지고 직면한 도전에 맞선다면 이루지 못할 것은 없다"면서 "미국은 다시금 강하고 부유하며 번영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피부 색깔에 상관없이 모두 애국자의 피가 흐르고, 같은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모두 위대한  미국 국기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아이가 디트로이트 도심 외곽에서 태어나든지 네브래스카州의 바람 부는 들판에서 태어나든지 간에 모두 같은 밤하늘을 바라본다"면서 "같은 꿈으로 가득한 그 아이들 모두는 조물주의 창조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도시와 시골, 큰 마을과 작은 마을, 산과 바다에 사는 모든 미국인들에게 엄숙히 선서한다. 여러분은 두 번 다시 외면 받거나 버림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함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취임사를 두고 美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도널드 트럼프 시대를 예측하는 것은 아마도 어려울 수 있으나, 집중력이 짧은 미국인들에게는 (이번 취임사가) 안성맞춤"이라고 평했다. 美'워싱턴포스트'는 "포퓰리즘 적 취임사는 워싱턴의 권력 구조를 직접적으로 겨냥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행사에는 한국 정부 대표로 안호영 駐미국 한국대사가 참석했다. 美정부는 관례적으로 대통령 취임식 때 자국 주재 대사 외에 타국 정부 인사를 초청하지 않았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때도 한국 측에서는 이태식 駐미국 한국대사가 대표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