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보 보수의 본향' 강원도는 과연 대한민국을 지지하는 '자유대한민국의 척추'였다.
16일 강원도당 창당대회가 열린 강원 원주 아모르컨벤션홀에 모인 바른정당 지지자들은 유력 대권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향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
◆"아무 것도 모르고 그저 80 평생 새누리당 지지했는데"
이날 강원도당 창당대회 현장에는 600여 명의 지지자가 몰린 가운데, 본지 취재진과 접촉한 바른정당 지지자들은 예외없이 새누리당과 그 전신인 보수정당을 지지하던 사람들이었다.
강원 춘천에서 온 장모(60대·여)씨는 이날 창당대회 현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예전에는 새누리당을 많이 지지했는데 배신감을 느꼈다"며 "그 배신감은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라고 몸을 떨었다.
원주시민 최모(80대)씨는 "글쎄, 난 시골 사람이라 아무 것도 모르니 그저 새누리당을 80 평생 지지했다"면서도 "근데 걔들이 하도 어수선하게 굴잖아. 믿음직하게 나라를 끌게 가야 하는데"라고 비판했다.
속초에서 온 이모(50대·여)씨도 "새누리당을 지지했는데 지지 정당을 바꿨다"며 "요번에 너무 잘못들을 하잖냐. 다 듣는다"고 혀를 찼다.
◆"대통령께서 인의 장벽 둘러싸여 세상 물정 모르셔"
기존에 지지하던 새누리당을 떠나 바른정당을 지지하게 된 계기로는 단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압도적으로 많이 거론됐다. 특히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려 잘못된 길로 몰고 간 '친박 핵심'들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소수 참석자들 중에서는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바른정당을 창당한 지역구 의원에 대한 기대감에서 지지하게 됐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최 씨는 "국정을 다스리는 데 사사로운 게 개입되게 하면 어떻게 해"라며 "대통령께서 인의 장벽에 둘러쌓여서 세상 물정을 너무 모르셨던 것 같은데 내 눈에는 다 비친다"고 역정을 냈다.
이 씨는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내 생각에는 보필한 사람들이 더 잘못"이라며 "대통령의 눈을 가렸기 때문에 그렇게 돼버리지 않았나"라고 안타까워했다.
강원 홍천에서 온 또다른 이모(70대)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잘잘못에 대해서는 언급 없이 지역구 의원에 대한 기대감을 배경으로 설명했다. 그는 "황영철 (의원)은 바른 정치를 할 수 있는 유능한 인재이기 때문에 힘을 실어주려고 왔다"며 "새누리당을 벗어났으니 소신껏 자기 주장과 뜻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반기문 무던한 분" "인품이 바르고 사심없이 할 수 있는 사람"
이번 대선 국면에서 강원도를 연고로 하는 유력한 대권주자가 존재하지 않는 가운데, 이날 도당 창당대회 참석자들은 대체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로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장 씨는 대선 후보에 대해 묻자마자 "당연히 반기문 (전 총장)을 많이 지지한다"며 "솔직하고 우리 국민들을 위해 일하실 분"이라고 대뜸 강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바른정당이 반기문 총장을 꼭 영입했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50대 여성 이 씨도 "그분(반기문 전 총장)은 해외에 많이 알려진 분이고 세계적으로 많은 경험이 있으신 분"이라며 "잘할 것이라 생각이 들어 좋다"고 추어올렸다.
대선 후보에 대해서는 일단 신중한 자세를 취한 참석자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도 반기문 전 총장의 이름을 콕 거명해 느낌을 물으면 비로소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대선 후보는 아직 누구라고 찍을 수는 없지 않나"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던 최 씨는 반기문 전 총장 영입의 필요성 여부를 묻자 "반기문 총장은 무던한 분 같은데 다른 사람은 아직 잘 모르겠다"며 "반기문 총장을 영입해서 국민이 믿을 수 있는 정당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70대 이 씨도 "아직까지는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로) 누가 될지 모른다"며 "국민의 뜻을 이해할 수 있고 바른 정치를 펼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반기문 전 총장에 대한 느낌을 질문받자 "반기문 (전 총장)은 좋은 사람"이라며 "인품이나 모든 면에서 국민을 이해하고 바르게 사심없이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문재인' 소리 나오자 손 내저으며 "아이"
안보 측면에서 보수적인 향풍(鄕風)을 드러내듯이, 이날 창당대회에 모인 강원도민들은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70대 이 씨는 문재인 전 대표의 이름을 듣자마자 "아이"라며 질색하듯 손을 내저었다. 그러더니 "나는 문재인 (전 대표)은 전혀 생각지 않고 있다"며 "주변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선을 그었다.
장 씨도 "문재인에 대해서는 관심 없다"며 더 이상 거론 자체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분위기였다.
반면 50대 여성 이 씨는 "문재인은 별로"라며 "어떻게 보면 정치할 때 무조건 반대만 하는 사람 아니냐"라고 비교적 구체적으로 탐탁찮게 여기는 이유를 설명했다.
《바른정당 창당대회 현장에 가다》
[경기도당] 유승민·남경필·오세훈 필두로 '수권정당' 총력
[경기도당] "한나라당 평생 찍었는데… 안정 찾아달라"
[경기도당] 당대표 유력 정병국 '대한민국의 심장' 장악할 수 있을까[강원도당] '안보보수 본향 강원도 잡아라' 바른정당 총공세
[강원도당]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권성동 행보에 담긴 의미는
[강원도당] "반기문 좋다"던 강원도민들, "문재인" 소리 나오자[전북도당] 정운천의 개인 인기, 바른정당으로 연결될까
[전북도당] 정병국 "반기문 입당 대환영, 문 열려 있다"
[전북도당] 유승민, 전북서 "대선 출마… 최선 다할 것"
[전북도당] 전북도민, 반기문엔 엇갈린 반응, 문재인에겐…[대구시당] 유승민, 연설 도중 "출마 마세요" 고성 나오자
[대구시당] "좌편향 문재인 안 된다" 대구시민들, 유승민엔…[중앙당] "사죄"의 무릎꿇음, "보수정권재창출"의 함성
[중앙당] 이종구 "태극기집회, 신념 강한 분들… 규합해야"
[중앙당] "꼬끼오"로 좌중 휘어잡은 정운천, 최고위원은?
[중앙당] 정병국 "경선 공정한 관리" "인재영입"에 주안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