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 위한 목소리 얼마나 냈는데…내가 한국 변혁도 더 많이 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6일 부산에 있는 유엔 기념 공원을 방문해 6·25 전쟁에 참전했던 용사들을 위로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6일 부산에 있는 유엔 기념 공원을 방문해 6·25 전쟁에 참전했던 용사들을 위로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6일 유엔 기념 공원을 방문해 6·25 전쟁에 참전했던 참전용사들을 위로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을 방문하자 다음 날 부산을 방문하면서 문 전 대표와 확실한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반기문 전 사무총장은 16일 부산 유엔 기념 공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분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당시 유엔의 절반 가까이 되는 나라가 참전, 희생했다"고 말했다.

    유엔 기념 공원은 한국 전쟁에 참전해 희생당한 연합국 군인들의 유해를 안장한 곳으로, 처음에는 11,000위가 봉안돼 있었다가 대부분 본국으로 송환됐다. 현재에는 11개국 참전용사를 포함한 2,300여 구의 유해가 안치돼 있다.

    이는 전날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에 방문한 것과 대비된다. 문재인 전 대표는 전날 성공회대에서 故 신영복 1주기를 맞아 추도식에 참석하는 한편, 수산시장에 화재가 발생한 여수를 각각 찾았다. 문 전 대표가 호남을 공략하자 반기문 사무총장이 부산으로 향하면서 낙동강 전선을 구축하는 형국이다.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기념 공원 기념관에서 방명록에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하신 유엔군 장병들께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미력이나마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기념 공원 기념관에서 방명록에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하신 유엔군 장병들께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미력이나마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실제로 반 전 총장은 여기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확실한 각을 세웠다. 자신을 '유엔의 아들'이라 칭하면서 "저 역시 유엔이 없었다면 공부를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문재인 전 대표가 전날 낸 자서전의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그의 자서전에서 반기문 전 사무총장에 대해 "양지에서 자라 개혁의 의지가 없고, 변혁해 본 사람이 아니"라고 묘사한 바 있다.

    반 전 총장은 여기에 대해 "제가 문재인 전 대표보다 더 오래 살면서 한국의 변혁을 더 많이 겪었다"면서 "세계를 다니며 약자의 목소리를 듣고 보호하는 일을 얼마나 많이 했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