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활 정착하는 과정…정리하면서 개인생활 안정을 하는 중"
  •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그는 13일에도 친서민 행보를 계속했다. 사진은 지난 12일 대중교통인 기차를 타고 인천공항에서 서울역으로 이동하는 모습. 이 역시 서민행보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사진공동취재단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그는 13일에도 친서민 행보를 계속했다. 사진은 지난 12일 대중교통인 기차를 타고 인천공항에서 서울역으로 이동하는 모습. 이 역시 서민행보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사진공동취재단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은행에서 직접 계좌를 개설하는 등 친서민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오찬에서는 청년과의 만남을 통해 국내 정치 현실 파악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반 전 사무총장은 13일 오후, 마포에 있는 국민은행 지점을 찾아 계좌를 새로 만들었다. 반기문 총장은 최근 같은 지역에 대선 캠프 사무실을 냈다. 이날 방문은 사업자 등록을 하는 그 과정에서 필요한 계좌를 직접 방문해 만든 것이다.

    그의 행보는 같은 날 오전에 있었던 주민등록증 주소 변경의 연장선이다. 그는 외교부장관직을 수행하기 위해 한남동 공관으로 떠난 지 13년 만에 귀국했다. 10년간 국제기구의 수장으로 사는 생활이 몸에 익숙할 수밖에 없지만, 이제는 내려놓고 국민과 함께한다는 의미다.

    이날 반 전 총장은 신규계좌 개설과 함께 인터넷뱅킹에도 가입했다. 주민등록증과 인감을 제출하고, 서류 몇 장을 작성한 뒤, 계좌에는 오만원권 10장을 예금했다.

    반기문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사무실에서 가까운 곳이라 택했을 뿐, 특정사를 지목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전에도 반 총장이 국민은행과 거래해왔다"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가는 곳마다 구름 같은 인파를 몰고 다니며 인기를 몸소 증명하는 중이다. 이날도 직원들에 수차례 사진 촬영 요청을 받았고, 반 전 총장은 화답했다. 그는 귀국 날인 지난 12일에도 보러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여러 에피소드를 낳았다. 인천공항에서는 환영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안전을 우려한 공항공사 측이 출구를 재조정해 통지하는 해프닝을 겪었고, 서울역에서도 환영인사를 하러온 시민들에게 에워싸이면서 경호를 받으며 빠져나가기도 했다. 반기문 총장 측은 당시 서울역에 있는 인파가 500여 명은 되는 것으로 보았다.

    반 전 총장은 은행을 빠져나가면서 "지금은 (국내)생활에 정착하는 과정"이라면서 "은행에 가서 계좌도 열고 동사무소에 가서 주소지도 다시 바꾸는 등 정리를 하고 개인 생활을 안정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반기문 전 총장은 앞서 오찬에서는 청년들을 만나 어려움을 청취하고 국내 정치 현실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테이블이 7개 남짓한 작은 김치찌개집에서 청년들과 만난그는 해외에서 경험한 사례들을 나열하면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강조하는데 애썼다.

    그는 "세계 경제가 2008년 사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금년도 세계경제성장 전망은 3.8%"라면서 "여러분의 호소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워킹맘'의 사례에 대해서는 "유엔에는 어린이 육아센터가 있어서 젊은 직원들은 시간만 되면 바로 나가 아이들과 만난다"면서 "제 딸도 직장에 다니다 결혼했는데 회사에서 못 다니게 신호를 보내더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양성평등이나 인권문제도 그렇고 기회도 더욱 평등하게 제공돼야 한다"면서 "글로벌 기준을 가질 수 있도록 젊은 이들의 길잡이가 되겠다"고 거듭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