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부산·울산行… '박지원 vs 反박지원' 구도 속 변수는?
  • ▲ 국민의당 당 대표 후보자들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시당 당원대표자 대회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국민의당 당 대표 후보자들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시당 당원대표자 대회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1·15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당이 6일 전국 시도당개편대회와 함께 합동연설회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당권레이스를 시작했다.

    창원과 부산을 거쳐 울산으로 이어지는 이날 영남 일정에서는 당의 유력대권 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의 고향인 부산이 있는만큼 '안심(安心)'의 영향력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전대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는 문병호·손금주·황주홍·김영환·박지원 후보들은(기호순) 부산 벡스코(BEXCO)를 방문해 모두 안철수 전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창원에서 한 차례 몸을 풀어서 그런지 한결 매끄러운 연설을 보여주기도 했다. 

    국민의당 계파는 크게 안철수계와 호남계로 분류되고 있지만, 이번 전대는 대세론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진 박지원 후보와 다른 후보들이 맞서는 구도라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손금주·황주홍 의원 역시 박지원 후보를 겨냥하며 '새정치'를 주장했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박지원 후보는 "정권교체와 정권재창출 두 가지를 모두 해본 사람"이라며 "이기는 당대표인 저 박지원을 압도적으로 뽑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지원 후보는 "안철수-천정배 전 대표가 허허벌판에 텐트 하나만 치고 지지율 8% 정당을 원내 제3당, 전국지지율 제1야당을 만들었다. 저도 총선에서 호남 녹색돌풍을 만들었다"며 총선승리의 주역임을 내세웠다.

    박지원 후보는 "선거 후에는 선관위 조사, 검찰 수사로 해체 위기에 몰린 당도 여러분과 함께 구했다. 당원은 2만명에서 18만명으로 늘었고 38석 소수정당이지만 우리는 거대 두 정당을 리드했고 존재감을 확인시켰다"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탄핵을 가장 먼저 당론으로 채택해 압도적인 표로 가결시켰다"고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의 행보를 상기시켰다.

    또한 최순실에게 밉보인 한진해운 조양호 회장 등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은 부산 경제를 위해서 작년 5월 부산 현장회의를 열어 추경을 제안했고, 9월에는 11조원의 추경 예산을 통과시켜 부산경제에 도움 드렸다"며 "부산고검 국정감사에서 해운대 엘씨티(LCT) 비리도 이 박지원이 맨 처음 문제를 제기했다"고 부산을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소장파이자 '젊음'을 내세운 손금주 후보는 안철수 전 대표의 '새정치'를 강조했다. 

    손금주 후보는 "이제 젊은피 손금주가 당대표가 돼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정권교체를 하려한다"며 "새정치를 실천하는 젊은 정당이 되기 위해 지지해달라"고 말했다. 

    손금주 후보는 "지금 지지율이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 호남뿐 아니라 전국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율 쏠림 현상을 막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가 '안철수-천정배'와 국민의당이라는 귀한 자산을 활용하지 못하고, 자부심과 자긍심을 잃었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무엇이든 스스로 이뤄낼 생각을 하는 사람이 성공한다"며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손 벌리며 연대를 구걸하는 정당에게 누가 지지를 보내주겠는가"라고 당내 호남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연대론에 선을 그었다. 

    문병호 후보는 "부마항쟁의 고향이자 안철수 전 대표의 고향인 부산에 와서 연설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문 후보는 지난 2015년 황주홍·유성엽 의원과 함께 새정치민주연합(現 민주당)을 탈당해 '안철수 신당'에 가장 먼저 합류한 원년멤버 중 한 명이다.

    문병호 후보는 "수도권에서 탈당한다는 것은 의원 뱃지를 버리는 것이다. 새정치를 위해, 안철수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모든 걸 바쳤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병호 후보는 "어떤 후보는 시험을 잘 봤다고 매번 자랑한다"면서 "국민이 원하는 답안지를 쓰지 않았다. 시험 점수가 나오지 않았는데 어떻게 잘 봤다고 말하느냐"고 박지원 후보를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이어 "극단적으로 당대표는 국회의원 역할을 포기하는게 맞다. 당대표는 대표답게 당의 지지도를 높이고 당이 승리할 길을 가야한다"며 박지원 후보를 압박함과 동시에 원외인 자신을 향한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황주홍 후보는 "폭발할 것 같았던 총선민의, 2위의 희망과 기대를 붙들고 가지 못하고 한 자리수로 추락했다"며 "창당이래 최대위기에 봉착했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황주홍 후보는 "위기를 위기로서 인식하고 극복하기 위해 모든 힘을 모으고 체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멸망과 파국으로 치닫고 만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새출발하고 모든걸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황 후보는 박지원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시절 여러차례 박 위원장의 '원맨쇼'를 앞장서 지적, '박지원 저격수'라고도 불렸다. 

    황주홍 후보는 "한국의 등소평, 황소평이 돼 부산경제를 포함해 한국경제를 살리겠다"며 ▲거짓말하지 않는 정직한 정치 ▲싸움질 하지 않는 대화의 정치 ▲국민만 보고 일하는 생산의 정치 구현을 약속했다. 

    마지막 연설자로 나선 김영환 후보는 "이번에는 새정치를 해봅시다"며 스스로를 '헌정치'라 지칭했던 박지원 후보를 겨냥했다. 지난해 11월 사무총장직을 내려놓으며 당시 박지원 위원장의 '독주 체제'를 강도높게 질타하기도 했다. 

    김영환 후보는 당 원내지도부를 비롯해 상임위원장, 당직까지 호남인사로 채워진 현실을 지목하며 "이렇게하고는 전국정당 나온다고, 부산에서 표가 나오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난 총선에서는 부산에서 20%의 지지를 얻었는데 지금은 3%로 내려갔다"며 "부산·울산·경남에서 지지율 3%로 어떻게 전국정당을 하려는가. 어림없다"며 당대표에는 비호남 인물이 돼야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산경남에서 일어서지 않고, 보수와 젊은층의 표를 갖고오지 않고서는 이길 수 없다"면서 선당후사의 정신을 강조, 호남 중진의 박지원 후보를 겨냥했다. 

    이같은 '박지원 대 반(反)박지원' 구도 자체가 그만큼 박 후보의 당대표 당선이 유력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지원 후보는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같은 호남의 주승용 의원이 아닌 안철수계인 김성식 의원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세가 강했던 원내와 달리 국민의당 전체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차지하는 영향력을 고려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절반에 육박하는 호남당원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안철수 전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의 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편 국민의당은 오는 7일 전북도당을 시작으로 전남도당, 광주시당 개편대회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