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주의 방중 논란 속 한국 대선개입 의도 본격 드러낸 중국
  • 중국 공산당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결정에 따른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송영길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4일(현지시각) 왕이 외교부장과 면담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중국 공산당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결정에 따른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송영길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4일(현지시각) 왕이 외교부장과 면담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 방중단'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중국 일정을 마치고 6일 귀국했다.

    "매국, 사대주의 방중(訪中)" 등의 각종 논란을 야기했지만, 민주당 측면에서 본다면 본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들의 방중을 계기로 중국 언론이 '문재인 대권후보'라는 기사를 쏟아내며 본격적으로 한국 대선에 개입할 속셈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 통신사인 신화망(新華網)은 5일 민주당의 사드 방중단과 관련, 문재인 전 대표의 경력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이례적인 기사를 냈다.

    신화왕은 "문재인 전 대표가 '한·중 관계를 중요시하고 사드 배치 프로세스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꾸준히 표명해 왔고 만약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최대한 이른 시일내 중국을 방문하겠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그가 정치적으로 경험이 많다"고 호평하며 "최근 발표된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문 전 대표가 반기문 전 유엔사무 총장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중국의 다른 언론들도 이런 기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신화왕은 다만 "문 전 대표의 친노무현 이미지와 대북 유화정책은 그의 약점으로 작용해 그의 지지층은 좌익 진영에만 국한되고 중도좌파, 중도우파 성향 유권자의 표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중국 언론의 이 같은 보도를 두고, 공산당이 '사드 방중단'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며 한반도 대선 개입 의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트럼프 정부와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이 동북아·세계 패권구도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야권의 집권을 돕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란 주장이다.

    친중(親中) 성향을 보이는 민주당과 반미(反美)·친북(親北)을 추구하는 중국 공산당의 공통분모가 작용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앞서 사드 방중단과 관련, 민주당이 "사드 배치는 다음 정부로 미뤄야 한다"는 문재인 전 대표의 주장을 '유력 대선 주자'의 입장으로 중국 공산당 측에 전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당초 방중단은 이번 중국 방문에 대해 '사드 보복 항의' 명분을 내세웠지만, 항의는 고사하고 중국 공산당의 훈계만 듣고 돌아온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사드 방중단은 전날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원에서 열린 사드 간담회에서 2시간 동안 중국 전문가들의 일방적인 사드 반대 주장을 들어야 했다.

    정치권에선 매국 방중이란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은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정작 본인들의 주장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 측 입장만 듣고 대대적으로 홍보에 이용당했다"며 "사대주의적 방중"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가 안보를 위한 핵심적인 군사주권적 사안을 구걸하듯 매달리는 게 국가와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됐는지, 중국 정부에 정치적으로 이용만 된 게 어떻게 정부를 대신한 건지 정말 통탄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개탄했다.

    이에 대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등을 향해 "정신 차리고 지금이라도 중국에 의원들을 보내라"며 "만나서 설득해 우리 기업들이 피해 보지 않게 설득해야지 뭣들 하고 있는 것이냐"고 역공을 폈다.

    사드 방중단은 민주당 송영길(계양을), 유동수(계양갑), 정재호(고양을), 유은혜(고양병), 박정(파주을), 박찬대(연수갑), 신동근(서구을) 의원 등 7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