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무슬림, 2012년 불교도 여성 윤간살해, 불교도 여성 방화살해, 방글라데시서는 승려 참수
  • 美CNN은 지난 4일(현지시간) 로힝야족 난민과의 인터뷰와 함께 그의 아들 시신사진을 공개했다. 세계 언론은 이를 보고 '제2의 쿠르디 사건'이라 부르며, 미얀마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美CNN 관련보도 화면캡쳐
    ▲ 美CNN은 지난 4일(현지시간) 로힝야족 난민과의 인터뷰와 함께 그의 아들 시신사진을 공개했다. 세계 언론은 이를 보고 '제2의 쿠르디 사건'이라 부르며, 미얀마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美CNN 관련보도 화면캡쳐


    지난 4일(현지시간) 美CNN은 방글라데시에 거주하는 로힝야 난민 ‘자포르 알람’ 씨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와 함께 진흙탕에 얼굴을 묻은 채 숨진 어린아이의 사진도 공개했다. 아이는 한국 나이로 세 살배기였는데, ‘자포르 알람’ 씨의 ‘지인’이 숨진 아들을 찍은 사진이라고 한다.

    세계 주요언론은 이 사진을 보도하면서 미얀마 정부와 국민들을 맹비난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미얀마 정부와 국민들을 비난하기 바쁘다. 과연 미얀마 정부와 국민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로힝야族을 억압하고 괴롭히는 것일까.

    보다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서는 미얀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과거 ‘버마’로 불렸던 미얀마는 5,600만여 명의 국민 가운데 불교도가 89%나 되는 ‘불교국가’다. 국민들 가운데 기독교도와 무슬림도 각각 4% 가량 된다.

    미얀마는 동쪽으로는 태국, 북동쪽으로는 중공, 서쪽으로는 인도, 방글라데시와 인접해 있다. 이들 가운데 미얀마와 수십 년 동안 갈등을 빚고 있는 나라는 이슬람 국가인 방글라데시다.

    영국은 제국주의 시절 미얀마를 점령했다. 19세기 영국과 미얀마 간의 계속된 전쟁 시절, 미얀마 왕조는 불교를 ‘호국이념’으로 삼아 민족적 단결을 이뤘다. 하지만 영국의 군사력은 이길 수 없었다.

    미얀마를 점령한 영국은 불교도가 대부분인 미얀마를 장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방글라데시에서 무슬림들을 데려와 이들이 지역 상권을 장악하도록 지원했다. 미얀마가 1948년 1월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에도 무슬림들은 그대로 남아 생활했다. 특히 방글라데시와 국경을 맞댄 서쪽에 많이 몰려 살았다. 로힝야族은 서쪽 아라칸州 북부에 살고 있었다.

    1962년 미얀마에서는 쿠데타가 일어났다. 네윈 장군은 쿠데타에 성공한 뒤 나라 이름을 버마로 바꾸고 26년 동안 철권통치를 실시했다. 그는 국가지도자 자리에서 내려온 뒤에도 군부 지도자를 배후조종하면서 나라를 장악했다. 이때 네윈 장군과 그 측근들은 로힝야族에 대한 적개심을 공공연하게 부추기기도 했다. 독재에 대한 불만을 돌리기 위해 ‘공동의 적’을 만든 것이다.

    이에 대한 감정이 깊이 쌓였던 탓일까. 군부가 표면적으로는 정치에서 손을 떼기 시작한 1990년대가 되자 로힝야族 가운데 일부가 ‘독립’을 주장한다. 그 중 일부는 ‘무장독립투쟁’을 선동했다. 하지만 ‘강성 불교도’가 대부분인 미얀마 국민들을 향해 ‘테러’를 가하지는 못했다.

  • 미얀마의 위치. 방글라데시, 인도, 태국, 라오스,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저장소 화면캡쳐
    ▲ 미얀마의 위치. 방글라데시, 인도, 태국, 라오스,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저장소 화면캡쳐


    최근 논란이 된 미얀마 국민들의 ‘로힝야族 사냥’은 미국과 유엔 등의 지원으로, 제대로 된 선거를 치른 뒤에 나타났다. 2012년 5월 28일(현지시간) 미얀마 서북부 라카인州의 한 마을에서 20대 불교도 여성 1명이 로힝야族 남성 3명에게 집단강간을 당한 뒤 살해됐다.

    이 소식을 들은 인근의 버마족 불교도들은 경찰의 묵인 아래 로힝야族 마을을 습격, 200여 명을 살해했다. 이후 미얀마 정부는 이들 가운데 몇 명을 붙잡아 징역 10~15년형을 선고했다.

    2013년 5월에는 북동부 샨州의 라시오市에서 다시 로힝야族과 무슬림에 대한 공격이 일어났다. 시작은 한 무슬림 남성이 주유소에서 일하는 여직원과 말다툼을 벌이다 기름을 끼얹고 불을 질러 살해한 것이다. 살해당한 여성은 버마족 불교도였다. 이 일로 다시 버마족 불교도들은 로힝야族 마을을 습격, 모스크와 고아원에 불을 질렀다. 미얀마 정부는 해당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런 사건이 계속 일어나자 일부 불교 승려들이 ‘로힝야族 사냥’의 선봉에 서기 시작했다.

    2013년 7월 인도에 있는 불교 유적지 ‘부가다야 대탑’에서 무슬림에 의한 폭탄 테러가 발생, 미얀마와 티벳 승려가 중상을 입는 일이 일어난 것, 네윈의 군사독재와 억압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피신해 정착한 로힝야族이 현지의 소수민족이자 불교도인 줌마族을 탄압하는 선봉에 선 점, 2016년 5월 방글라데시의 한 절에서 노승이 참수당해 살해된 사건 등도 ‘불교도의 무슬림 사냥’에 이유가 됐다.

    불교도와 무슬림 간의 ‘피의 보복’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슬람에 우호적인, 서방의 ‘자칭 진보언론들’은 미얀마 정부와 불교도들을 맹비난하고 있지만, 사실 ‘피의 보복’이 계속 진행 중인 이유는 ‘외부세력’의 개입 때문이다.

    2016년 10월 라카인州 마웅토에 있던 경찰 초소가 무장괴한의 습격을 받았다. 이로 인해 경찰 9명이 숨졌다. 미얀마 정부는 이 일대를 봉쇄하고 군사작전을 펼쳤다. 서방의 ‘자칭 진보언론들’은 무슬림 소식통을 인용해 “미얀마 군대가 로힝야族에 대한 인종청소를 자행했다”고 연일 보도했다. 미얀마 정부와 군대가 “토벌작전으로 사살한 무장세력은 80여 명”이라며 “인종청소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항변했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다.

    2016년 12월 24일에는 “미얀마 정부와 군대가 로힝야族에 대한 ‘인종청소’를 한 적이 없다”고 언론과 인터뷰를 했던 무슬림 남성이 이틀 뒤 참수당해 숨진 채 발견됐다.

    2016년 12월에는 중요한 보고서가 나왔지만, 서방 언론 대부분은 크게 보도하지 않았다. 국제분쟁연구소인 ‘국제위기그룹(ICG)’은 “로힝야族 인종청소 사태를 야기한, 마웅토 경찰 초소 습격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본부를 둔 ‘로힝야 망명자 위원회’의 지시를 받은 ‘하라카 알-야킨’이라는 무장단체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국제위기그룹’의 연구에 따르면, ‘하라카 알-아킨’의 지도자는 파키스탄 카라치의 로힝야族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때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주한 ‘아타 울라’라고 한다. ‘국제위기그룹’은 또한 20여 명의 ‘하라카 알-야킨’ 조직원이 과거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게릴라 활동을 벌인 경험이 있으며, 이들이 200여 명의 로힝야族에게 군사훈련을 실시한 흔적도 찾았다고 밝혔다.

    ‘국제위기그룹’은 또한 ‘인종청소’ 논란과 관련해 ‘미얀마 정부의 앞잡이’라는 누명을 쓰고 ‘무장세력’에게 학살당한 주민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 유튜브와 SNS, 온라인에서는 무슬림들이 '미얀마 불교승려들의 로힝야족 인종청소' 모습이라는 설명과 함께 이 사진이 돌고 있다. 하지만 사실 이 사진 속의 시신들은 중국에서 일어난 대지진 당시 피해자 시신들을 불교 승려들이 수습하는 장면이다. ⓒ유튜브 관련영상 화면캡쳐
    ▲ 유튜브와 SNS, 온라인에서는 무슬림들이 '미얀마 불교승려들의 로힝야족 인종청소' 모습이라는 설명과 함께 이 사진이 돌고 있다. 하지만 사실 이 사진 속의 시신들은 중국에서 일어난 대지진 당시 피해자 시신들을 불교 승려들이 수습하는 장면이다. ⓒ유튜브 관련영상 화면캡쳐


    외부세력의 로힝야族 지원 가운데 가장 눈에 띠는 사실은 2012년 8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이 로힝야族을 위해 5,000만 달러를 지원한 사실이다. 참고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친서방 국가로 알려져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왕가는 이슬람 수니파 테러조직에도 상당한 자금지원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자주 제기돼 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6년 11월 26일 인도네시아 대테러 부대는 자카르타에 있는 미얀마 대사관, 인도네시아 국회, 방송국, 경찰청에 폭탄테러를 가하려 한 테러 조직원을 검거했다. 최근까지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정부는 “탄압받는 로힝야族을 돕기 위해 미얀마로 가겠다”는 대쉬(ISIS) 추종자들을 심심치 않게 잡아내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는 ‘로힝야族 관련사건’만 이 정도다. 즉 현재 국내를 비롯해 세계 ‘진보언론들’이 미얀마 정부를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있지만, ‘로힝야族’ 문제는 과거 식민지 시절과 민족주의 성향의 군사독재, 이슬람 전파에 목숨을 거는 해외의 근본주의 세력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일어나는 비극이다.

    현재 유엔을 비롯해 국제인권단체들은 ‘로힝야族’을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보트 피플’이라고 칭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슬람 국가이자 이들과 같은 부족이 사는 방글라데시는 물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온건 불교국가라는 태국마저도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그 이유를 먼저 생각해보고 CNN이 보도한 어린아이의 시신 사진을 봐야 ‘잘못된 인식’을 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