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도, 외부 사람이 주민과 결혼하면 자강도로 이사 와야 할 정도로 통제 심한 곳
  • ▲ 2013년 6월 자강도의 한 지하 군수공장을 찾은 김정은. 북한 자강도는 각종 군수공장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3년 6월 자강도의 한 지하 군수공장을 찾은 김정은. 북한 자강도는 각종 군수공장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에서는 생소하지만, 북한의 자강도는 군수공장들이 밀집한 지역이다. 때문에 북한 주민들이 식량난에 시달릴 때도 자강도의 군수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끼니 걱정을 별로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자강도 주민들이 최근 해외로 송출되고 있다고 美‘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4일 대북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통행증 없이도 웬만한 지역은 방문할 수 있는 평양 시민이라고 해도 자강도 여행만큼은 엄격하게 통제되며, 반대로 자강도 주민 또한 외부로의 여행이 엄격히 제한된다고 한다.

    북한 당국은 지금까지 자강도 주민과 결혼한 다른 지역 주민을 자강도로 강제 이주시켜서 생활하게 할 정도로 외부와의 소통을 막아 왔다고 한다. 자강도의 산 속 지하 곳곳에 있는, 수많은 군수공장의 비밀이 새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고.

    ‘자유아시아방송’은 “자강도는 군수산업 시설이 밀집해 있어, 수도 평양보다 더 엄격하게 통제되는, 북한에서는 아주 특별한 지역인데 지난 연말을 며칠 앞두고 100여 명의 자강도 주민이 중국에 외화벌이 근로자로 파견됐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중국 소식통은 “지금까지 중국에 온 북한 근로자 가운데 자강도 주민이 파견됐다는 소식은 처음 접했다”면서 “자강도 강계와 만포에서 선발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여성 근로자 100여 명이 中랴오닝省 식품가공 공장에 1년 계약으로 파견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자강도 주민들이 중국 식품가공 공장에 취업한 것에 대해 “북한 당국이 외화벌이에 매우 긴장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나름대로 분석하기도 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른 소식통은 “중국에 온 북한 근로자 대부분은 평양이나 평양 인근 주민들이 절대다수이고, 지린성에 파견된 근로자들은 주로 함경도 출신”이라면서, 자강도 주민들이 ‘외화벌이’에 나선 것을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인력 수출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데, 이제는 해외에 파견할 만한 인력이 고갈돼 자강도 주민까지 동원하지 않으면 안 될 처지에 놓인 것 같다”는 추측을 내놨다고 한다.

    2016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와 한국, 미국, 일본, EU 등 국제사회의 독자 대북제재 병행 때문에 ‘외화벌이 통로’가 줄어들자 ‘군사기밀 누출’의 위험을 무릅쓰고 자강도 주민들을 ‘외화벌이’로 내모는 게 아니냐는 설명이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그 소식통들이 전한대로 자강도는 북한 내에서 매우 특별한 지역으로 취급받는다. 산지가 많은 지역 특성을 살려 산속에 지하공장을 만들고, 이 곳에서 소총, 탄약에서부터 미사일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고 한다.

    자강도 강계시의 ‘26호 공장’은 표면상으로는 트랙터와 그 부품을 만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미사일, 포탄 등을 생산하고 있고, 자강도 진천군의 ‘124호 공장’은 북한군이 사용하는 AK-74 소총 등을 만드는 것으로 국내 언론에도 이미 보도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