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고 던진 非文… 이종걸 "주전공인 지방자치 살려 정면돌파하는게 나았을 것"
  •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권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대세론'을 이어가는 문재인 전 대표와의 당내 경선에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재명 시장은 3일 "내가 이길 것이라 확신한다"며 "나는 지는 시도를 한 적이 없다. 시도해서 다 이겼다. 남들 기대보다 더 이겼다"고 밝혔다.

    이재명 시장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재명 성남시장 초청 국회토론회'에서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 샌더스처럼 (경선에서) 지더라도 민주당의 정책방향을 조정하고 다른 후보 정책과 바꾼다? 맞는 얘기지만 나는 이런 패배적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시장은 "무모하다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제 국민은 과거처럼 흩어진 모래더미가 아니다"라며 "그 때(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경선)는 조직된 소수가 다수 국민의 힘을 동원하고 선동했지만 이제는 국민들이 신경망처럼 세밀하게 연결된 유기체로 발전해 일방적인 조작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한민국에 필요한 진짜는 아름다운 화합이 아니라 이 나라를 범죄국가로 만들었던 집단과의 전쟁"이라며 "기득권을 혁파하고 한판의 승부를 위해 상처를 감수하고 기득권자와 싸워 이길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자부했다.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는 자신의 '사이다' 이미지를 강조해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선경선방식 중 하나로 거론되는 완전국민경선이 비문(非문재인) 주자에게는 불리하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국민이 대대적으로 참여하고, 국민이 이 세상의 변화를 원하면 의사를 관철할 것"이라며 오히려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또한 "이미 만들어 시행했던 (경선)룰이 있다. 거기에서 이긴 분(문재인 전 대표)이 당내 주요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며 "지난 경선룰보다 자기한테 유리하게 바꾸자고 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문 전 대표를 견제했다. 

    당 지도부는 문재인 전 대표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분석되는 온라인투표와 ARS 당원 모집 제도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른바 '문심(文心)'으로 불리는 온라인 당원은 지난 2015년말 분당을 앞두고 '문재인 지도부'를 지키기 위해 가입, 8·27 전당대회에서도 친문(親문재인) 지도부 구성에 공헌한 바 있다. 

    과거 민주당 친노·친문패권 세력은 2·8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과 대의원 비율을 지역에 따라 20배 가까이 차등을 준 바 있다. 당시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표의 등가성에 위배된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친노친문 세력은 이를 강행하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재명 시장은 국방개혁 방안으로 선택적 모병제를 제시하며 전투력 강화와 의무 복무 기간 단축을 이유로 제시했다.

    이재명 시장은 "모두가 병역의무를 지금처럼 지되 의무병은 기초 훈련을 하다가 일상으로 복귀하도록 기간을 10개월로 단축해 현재 63만명인 현역병을 50만명으로 줄이고 대신 전투 전문 요원, 무기 장비 전문 요원 10만명을 보수를 주고 모병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주한미군 주둔비용 인상을 언급한 것에 대해선 "미군은 붙박이로 (한국에) 있는 게 아니라 본질적으로 자기를 위해 주둔하는 것"이라며 "우리도 당당하게 입장을 제시하고 미군 철수를 대비해 국방 정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시장은 개헌에 대해서는 찬성하면서도 "이번 대통령 선거 전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 사태에 책임져야 할 일부 세력이 신분세탁하고 새로 세력개편을 통해 기득권에 복귀하는 수단으로 오염될 측면이 있다"며 "논의를 하고 준비를 하되 대통령 임기와 상관없이 필요할 때 (개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재명 시장의 당내 경선에서의 자신감 등에도 불구하고 당내 비문계 의원들은 다소 실망한 듯한 분위기다. 이 시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3위를 유지하며 일각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의 대항마로도 거론되지만 '사이다' 이미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종걸 의원은 이재명 시장의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평가와 관련, "트럼프에 대한 언어 선택을 조심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충고했다. 

    이종걸 의원은 선택적 모병제 도입 주장에 대해서도 "(지방자치가) 주전공인 이재명이 그 문제를 꿰뚫고 정면돌파해 여의도 분위기를 일신시키는 것이 도발적 국방 문제 제기보다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강창일 의원도 "오늘은 정책토론회가 아니니까 개헌문제, 공정한 (경선)룰 이런 문제를 얘기하라. 지금은 사이다 이미지밖에 없다"며 "오늘 큰 틀에서 얘기할 줄 알았는데, 조금 실망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