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정부 "중앙아시아 출신 30대 용의자 추적 중"… 2일 테러범 사진도 공개
  • 지난 1월 1일 새벽 터키 이스탄불 나이트클럽 총기테러 당시 범인의 모습이 찍힌 CCTV. 흐릿하지만 범인이 쏜 총에 사람들이 쓰러지는 모습도 보인다. ⓒ英'미러'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1월 1일 새벽 터키 이스탄불 나이트클럽 총기테러 당시 범인의 모습이 찍힌 CCTV. 흐릿하지만 범인이 쏜 총에 사람들이 쓰러지는 모습도 보인다. ⓒ英'미러' 관련보도 화면캡쳐


    지난 1월 1일 오전 1시 15분경(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의 한 나이트클럽에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괴한이 들이닥쳐 총기를 난사했다.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치며, 나이트클럽을 공격한 ‘산타클로스 테러리스트’에 의해 최소 39명이 사망하고 7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가운데는 나이트클럽 바깥에서 공격을 받은 경찰관과 민간인 각 1명도 포함됐다. 사망자 가운데 27명은 외국인이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출신도 포함돼 있었다.

    이 ‘산타클로스 나이트클럽 테러’에 대해 테러조직 ‘대쉬(ISIS)’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美AP통신에 따르면, ‘대쉬’는 지난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십자가의 하인이나 하는 터키에서 우리 칼리프 전사들이 이교도의 휴일을 축하하는 나이트클럽을 공격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한편 터키 정부는 ‘산타클로스의 나이트 클럽 테러’의 용의자가 중앙아시아 출신의 30대 무슬림 남성인 것으로 보고 추적 중이며, 이번 테러와 관련이 있어 보이는 용의자 8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텔레그라프’ ‘미러’ 등 英언론들은 터키 현지 언론들을 인용해 현지 경찰이 이번 테러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8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며, 터키 당국은 테러 현장 주변에서 얻은 지문으로 신분을 확인한, 30대 초반의 중앙아시아 출신 테러범을 추적 중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터키 정부는 3일(현지시간) CCTV에 찍힌 테러범의 얼굴을 공개하기도 했다.

    터키 이스탄불 한복판에서 일어난 ‘산타클로스의 나이트클럽 테러’는 터키 사회 내부에도 큰 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SNS에서는 이슬람 근본주의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터키의 세속주의를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에 격한 대립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터키바 연합’이라는 단체는 SNS를 통해 ‘산타클로스의 나이트클럽 테러’를 찬양하고, 연말연시의 축제를 비난한 사람 수백여 명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한다.

    터키 정부는 이와 별개로 SNS에 ‘산타클로스의 나이트클럽 테러’를 옹호하거나 지지하는 듯한 내용을 담은 패러디 사진이나 포스터 등을 게재한 340여 개의 계정에 대해서 단속을 벌였다고 한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터키는 오랜 기간 지속된 경기침체와 EU 가입 좌절 등을 이유로, 케말 파샤 때부터 이어진 ‘세속주의’에 반대하고, 이슬람 신정일치 체제로 바꾸자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상태다. 이들은 테러조직 ‘대쉬(ISIS)’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내전을 벌이고, EU로 숨어들어 테러를 자행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해 논란을 빚고 있다.